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10일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의 부적절한 처신 논란과 관련해 "도민들이 실망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참담하다는 말씀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제주도의회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김희현 부지사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대해 "의장으로서 대단히 착잡하고,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는 김 부지사가 제주도의회 예산안 심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부산시 모처에서 한 여성과 밤거리를 거닐던 것이 포착된 언론보도에 따른 입장이다. 

김 의장은 "지난해 예산 정국은 안그래도 세수 감소로 어려운 상황이었고, 도민들이 요구하는 여러 사업들이 반영되지 않아 의회에서도 고민이 컸다"며 "정무부지사의 상임위원회 출석을 요구했는데, 해외 출장으로 어렵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일정은 이미 1년 전에 거의 결정되기 마련"이라며 "예산편성 시기에, 하물며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을 효율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조정해야 하는 시기에 출장을 가야했는지 아쉬움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의장은 "그간 거쳐온 여러 정무부지사들이 도정 현안에 대해 특정 부서에 관계 없이 정무적 역할을 다해왔다 생각한다"며 "그런데 최근 저만이 아니라 여러 의원들이 도정의 정무라인 역할 부재, 특히 부지사를 두고 여러 아쉬운 소리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지난 5월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보류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정무라인 부재에 대한 의회 내부적인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는데, 이후에도 뚜렷한 개선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 의회의 분위기다.

특히 김 의장은 해명 과정에서 나온 김 부지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3선 도의원 출신인 김 부지사는 의회의 지적에 대해 '초선 의원들이 잘 몰라서'라는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두고 김 의장은 "정무부지사의 기본적인 역할이나 자세를 보면 무지에서 나오는 발언인지, 의회를 무시해서 하는 발언인지 의심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영상 속에 비춰진 모습들이 도민들께서 실망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간적으로 마음이 무겁지만,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의회의 대표로서 여러가지 지적되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도지사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인사 관련한 여러 과정들을 살피고 헤아려서 도민의 기대에 맞는 역량과 자질을 갖춘 분들이 도정과 도민을 위해 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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