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반박 기자회견 후에도 여론 악화
주말 사이 기류 변화 ‘거취 발표 촉각’

사퇴 압력에 휘말린 김희현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가 주말 사이 숙고에 들어가면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역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각종 구설에 대해 고심을 거듭해 온 김 부지사가 입장을 정리하고 발표 시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지사는 2023년 11월 25일 부산 모처에서 한 여성과 밤거리를 거닐던 모습이 KBS제주 뉴스를 통해 올해 1월 8일 보도되면서 각종 소문의 중심에 섰다.

정치권에서는 공직자의 품위를 저버린 행위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와 공무원노조는 의회에서 예산안 심의가 이뤄진 시점을 문제 삼으며 제주도의 감찰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김 부지사는 언론보도 이틀만인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법정 공휴일에 지인을 만난 것뿐이다. 반론 보도 청구 등으로 실추된 명예를 되찾겠다”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의회에서 한솥밥을 먹던 김경학 의장마저 ‘개탄스럽다’는 표현을 썼다. 더욱이 “초선의원들이 잘 모른다”는 발언은 사퇴 압력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김 의장은 “착잡하고,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개탄스럽다. 여러 의원들이 도정의 정무라인 역할 부재, 특히 부지사를 두고 여러 아쉬운 소리가 있었다”며 작심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소속 초선 의원들은 12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사생활 보장 차원을 넘어 직무유기자 무능력, 무도덕의 극치”라며 오영훈 도지사를 향해 공개적으로 경질을 촉구했다.

정당 생활을 함께 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초선의원들마저 김 부지사의 입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는 오 지사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을 주시하던 오 지사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부지사가 숙고에 들어가면서 거취에 대한 기류 변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가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김희현 부지사가)가 도정에 더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주말 동안 사퇴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 빠르면 주초에 공식 입장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선 도의원 출신인 김 부지사는 민선 8기 오영훈 도정 출범과 함께 1기 정무부지사로 지명됐다. 도의회 인사청문을 거쳐 2022년 8월 25일 임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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