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일본인 친구와 야시장 나들이방의 불을 끄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일요일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하고 모래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온다. 호텔 앞에 늘어선 식당 중에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소주를 한잔하고 싶었지만 소주가 없으니 대신 비슷하게 생긴 중국 백주(白酒) 조그만 병 하나와, 안주로 메뉴판에
10 모래가 우는 산 '명사산'에서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들으며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이 좀 남은 듯하여, 입구의 기념품 가게에서‘敦煌’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얇은 중국책을 한 권 샀다. 중국 CCTV에서 TV프로그램으로 방영한 내용을 책으로 만든 것으로 보였다. 불상과 막고굴을 배경
아침 9시가 되어서 둔황에 도착했다. 인적 없는 사막 한가운데 덩그맣게 지어진 둔황역은 지은 지 오래지 않은 깨끗한 현대식 건물이었다.역은 시내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역을 나서자 광장엔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고, 호객꾼들이 몰려들어 관광객들을 맞는다. 시내로 들어가기 전에 내일 가야 할 우루무치
8 둔황으로 가는 길, 열차에서 만난 청년롱시를 지나면서 차창 밖의 풍경은 산을 깎아 만든 계단식 밭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내가 왕에게 그것들을 가리키면서 매우 흥미롭다는 뜻으로 말했다.“쩐 치과이!” 왕이 내 수첩에‘梯田(티티엔)’이라고 썼다. 계단식 밭이라는 것이다. 몇
7 둔황으로 가는 길, 황토고원과 노자 날이 밝자 짐을 챙기고 방을 나와 어젯밤의 소란스러운 열기가 사라진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즐기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그리고 거기서 보게 된 유스호스텔을 소개하는 글에서 이곳이 유스호스텔연맹에 의해서 세계 10대 유스호스텔로 선정된 매우 특색있고 매력적인 숙소
6 중국 현대사를 뒤바꾼 서안사변(西安事變)과 진시황릉버스에서 한국말로 인사했던 소녀가 나에게로 오더니 한국말로 단어 몇 가지를 말했는데“아빠, 엄마, 오빠 ….”라고 얘기하면서 뭘 물어 보는 것 같았다.“니먼 스 이쟈런마 (너희들은 한가족이냐)?”그녀가 한 말로 유추
기차는 을 새워 대륙의 심장부를 달려갔고 어슴푸레 동이 터오면서 상푸에 누워 옴짝달싹 못한 채 선로를 털컹대며 달리는 기차의 움직임이 온몸에 전해져 온다. 날이 밝아지자 화장실과 세면장을 오가는 사람들로 또 하루가 시작된다. 사람들은 일찍부터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열차 내 식당
길 건너편에 반가운 간판을 보게 되었는데 한국계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커피점이 한 건물을 반씩 나누어 간판을 달고 있었다.길을 건너 커피점으로 들어갔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손님이 없고 자리가 비어 있어서 1층의 창밖 해변도로와 바다가 훤히 내다 보이는 곳에 넉넉하게 자리 잡고 앉을 수 있었다. 커피 한잔과 아침 식사로 햄버거 하나를 주문했
③ 칭다오에서 아침 산책 날이 밝은 것 같은데 창문에 두꺼운 커튼이 처져 있어서 햇빛이 들어오지 못하고 방 안은 어두웠다. 다른 사람들, 어제 밤늦게 들어온 서양인 두 명과 중국 청년 한 명은 아직 곤히 자고 있는데, 일찍 잠을 청한 최군은 벌써 짐을 챙기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 짧은 복도를 지나가자 곧 좁은 홀과 데스크가 나왔다. 검정색 뿔테 안경을 낀 밝은 표정의 여자가 환한 웃음으로 맞는다.“니 하오(안녕하세요)? Do you have a reservation?”그녀는 유창한 영어로 예약했는지를 묻고는, 여권을 달라고 한다. 유
밤새 황해를 헤쳐온 페리호는 날이 밝으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대륙으로 다가서고 있다. 선내 안내방송이 몇 번 나오고, 승객들이 저마다 내릴 준비를 하느라 부산을 떤다. 새벽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슴앓이를 하며, 침대칸에 누운 채 머리맡에 놓아둔 생수병의 물 한 모금으로 가슴을 진정시키고 이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