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사이에 진행되는 자유무역 협정이 타결을 앞두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의 최대 쟁점은 역시 한국 공산풍의 중국 진입 장벽의 수위와 중국 농산물의 한국시장 개방의 폭이다. 양국 협상단 사이에 세부적인 부분에 이견이 있다고는 하지만, 결과 발표 시기를 선택하는 문제만 남은 듯하다. 자유무역의 시대를 눈앞에 두고 중국 절강성을 방문했으니 중국의 농산물에 눈이 쏠릴 수밖에 없다. 중국의 농산물 실상을 파악하려면 농장이나 도매시상 혹은 재래시장 등을 돌아보면 좋으련만, 단체 일정 때문에 경험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상해에 도착하면 가이드들이 빼놓지 않고 안내하는 곳이 상하이 관광 제1명소인 외탄(外灘)이다. 탄(灘)은 모래사장을 이르는 말인데, 황포강변에 서양 근대풍의 건축물이 모여 있어 독특한 정취를 풍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해에서 맛볼 수 있는 근대 유럽풍의 정취란 사실 중국인들에게는 자존심에 남은 상처의 흔적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아편전쟁(1840-1842)에서 패한 중국은 서양의 압력에 굴복해서 상
가수 고운봉이 1940년대 초에 발표한 가요 중에 ‘황포강 뱃길’이란 노래가 있다. ‘물 위에 꽃잎 실은 황포강 뱃길, 쌍돛대 흔들흔들 휘파람 싣고’로 시작하는데, 황포강을 소재로 향락적인 낭만을 표현하는 노래다. 가수 고운봉은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을려고 왔던가’라는 첫 구절로 시작되는 ‘선창’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가수다.그런데 고운봉의 ‘황포강 뱃길’이 발표되기 이전에 상해를 소재로 한 노래...
필자는 서귀포시 야구연합회가 추진한 ‘사회인 야구단 국제교류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중국 상해(上海)를 방문하였다. 마침 몇 해 전부터 상해와 인근 절강성(浙江省) 일대에 관심을 갖고 답사할 기회를 찾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개인적으로 뜻있는 기회가 되었다. 비록 4박5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나름의 보람이 컸던 지라 그 감흥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야구를 목적으로 떠난 여
▲ 제주시 전농로에 녹음이 짙다.10년 전쯤, 제주시 삼도1동 중앙초등학교 앞에 산 적이 있다. 결혼 후 내 집을 처음으로 장만한 곳도, 아들을 낳은 곳도, 처음으로 학부형이 된 곳도 그곳에서다. 그래서 우리가족에게는 좋은 기억이 많이 남은 동네다. 삼도1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기억 중 특별히 아름다운 게 있다면 그건 전농로 길가에 심겨진 오래된 벚나무들에 대한 것이다. 봄에 하얀 벚꽃 터널이 장관을 연출...
애초에 연재의 타이틀을 ‘유배, 꽃을 피우다’로 정하고 나서, 봄이 오기만 기다렸다. 봄꽃이 화사하게 핀 유배지 절경을 독자들과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꽃잎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어린 생명들이 허무하게 져 버렸다.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대지에 잠든 뿌리를 깨우는 아픈 봄비, 그래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던 엘리엇의 시가 가슴에 사무치는 4월이었다. 한 달 넘게 글을 쓰지...
대하드라마 정도전이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드라마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왕조교체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제작진의 철저한 고증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바탕이 되어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위기 때마다 전장에 나아가 풍전등화에 놓인 고려를 구했던 최영과 이성계가 요동정벌과 위화도회군을 계기로 결별하는 장면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유배, 꽃을 피우다] (2) 제주성 서문 안 광해의 적소를 찾아 다니다
[유배, 꽃을 피우다] (1) 광해군의 유배를 맞았던 구좌읍 행원리 해안 ...행원리 해안에 서면 쪽빛 바다와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져 이국적 풍광을 발한다. 진주가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개교기념일을 맞았다. 겨울의 터널을 통과한 시기라 봄바람도 맞을 겸 광해군의 흔적을 찾아 나들이나 가자고 했다. '광해'라는 말에 진주는 배우 이병헌을 떠올
[유배, 꽃을 피우다] 프롤로그-연재를 시작하며 또 바람이 났다. 마음속에서 다시 제주 땅 구석을 누벼야겠다는 충동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몇 번 경험해본 건데, 대개의 바람이 그렇듯이 기행에 빠져 사는 건 맛있고,...
'다목적강당' 개관한 제주 위미중 "소개합니다" 위미중학교(교장 현익부)의 숙원이었던 다목적강당이 준공되어, 이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25일에 오전 11시에 교직원,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마을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축 다목적강당에서 개관식을 열었고, 개관식이 끝난 뒤에는 풍성한 잔치자리를 마련했다. 대부분의 농어촌 중학교가 그러하듯 위미중학교도 존립을 걱정하던 학교였다. 인근 서귀포시의 팽창
그동안 헤어졌던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음식도 나누고 덕담도 주고받는 명절입니다. 취업걱정으로, 경기침체로, 조류독감으로 근심거리가 많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대하는 친지나 친구들은 반갑기만 합니다.그런데, 명절도 마다하고 청춘을 불태우는 젊은이들이 있어서 만나봤습니다. 지난 98년 3월에 팀이 결성되어 창단 16년이 되는 제주국제대학교 야구부(감독 남재욱) 선수들입니다.
가을부터 시작된 귤 수확전쟁이 끝이 났다. 귤 수확 전에 거리를 수놓던 황금물결이 이젠 자취를 감추고 없다. 귤이 사라진 제주의 풍경이란 참으로 쓸쓸하다. 지난 가을이래로 지겹도록 귤을 따고 만졌건만, 다시 오래된 귤나무가 있는 애월읍 상가리로 차를 몰았다.현재 제주섬에서 재배되는 귤은 대부분 일본에서 도입된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15) 대정 야구인들 최남단사회인야구대회 열다 대지가 가을의 정취로 물든 가을 주말, 대정에 흥미로운 행사가 열렸습니다. 11월 첫째 토요일(2일)에 대정읍에 기반을 둔 사회인 야구단들이 대정체육문화센터에 모여 제1회 최남단사회인야구대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이날 대회에는 지역의 맏형 격인 몽생이 야구단이 주관하였고, 대정읍사무소가 후원을 하였습니다. 대회에는 몽생이야구단, 최남단모슬포야구단(최모야),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14) 프로구단 전지훈련 일정 앞두고 서귀포시 사회인야구는 불야성 무더위가 가시고 완연한 가을입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날, 푸른 잔디 위에서 즐기는 야구는 모든 야구인들의 로망입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주말에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야구경기를 치렀는데, 요즘 서귀포는 어찌된 일인지 야간에 야구장이 불야성입니다. 그것도 주말이 아닌 주중에, 직장에서 일을 마친 야구인들이 지친 몸을 이끌고 야구장에 모여들고 있습니
추석에 가족이 그리운 사람,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와완씨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14) 독립리그 발전을 위해 미국 프로선수로 발벗다 고양 원던스 허민 구단주의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하여 선발 투수로 등판한 것이 TV로 생중계 되면서, 그의 기이한 행적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지난 8월 29일에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Wonders)’는 홈페이지를 통해 "허민 구단주가 미국 캔암리그(Can-Am League, www.canamleague.com)의 락랜드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13) 역대 최대 신인 드래프트, 제주출신 선수들 희비 교차 2014년 신인으로 프로야구 무대에 등극할 선수들이 팀별로 확정되었습니다. 지원자 720명 중 프로팀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총 117명에 이릅니다. 고졸, 대졸 선수들의 프로구단 취업률이 14.6%에 이르는데, 이는 신인 드래프트 시행 이래 역대 최고의 규모라고 합니다. NC와 KT의 창단으로 야구계의 문이 훨씬 넓어졌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나 대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12)폐교위기 학교 살린 양산 원동중학교 야구부 창단 2년 만에 야구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학교가 있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우승이 세상의 관심사인 이유가 야구부의 짧은 역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폐교위기에 내몰렸던 시골 중학교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경남 양산의 원동중학교(교장 이규용, 감독 신종세)의 야구부입니다.도시의 팽창, 4대강 사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11) 시골 야구 감독의 분투기 ② 태양이 이글거리는 7월 마지막 주 일요일 오후, 도내 최강 오션스 팀과 경기를 치르기 위해 강창학 구장으로 갔습니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가왕 조용필이 원망스럽기도가왕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계절입니다. 젊음과 열정을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