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요구로 이틀 만에 ‘제명’ 의결
초선 청년 정치인들 향후 여론 예의주시

12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윤림심판원에서 제명 된 강경흠 제주도의원(아라동을).
12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윤림심판원에서 제명 된 강경흠 제주도의원(아라동을).

불법 유흥시설 방문으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강경흠 제주도의원(아라동을)이 소속 정당에서 제명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향후 정치적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윤리심판원은 12일 회의를 열어 재석 위원 7명 중 5명의 찬성으로 강 의원에 대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나머지 2명은 기권했다.

이날 회의는 채 50분이 걸리지 않았다. 강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윤리심판원 소집 요구부터 징계 처분까지 단 이틀 만에 마무리됐다. 말 그대로 속전속결이었다.

강 의원은 문제가 된 단란주점 방문 자체는 인정했지만 성매매 의혹은 줄곧 부인하고 있다. 이날 윤리심판원에 제출한 소명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반면 성매매 여부를 떠나 외국인 여성이 감금된 유흥시설을 선출직 공무원이 수차례 드나든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거셌다. 여성 접객 불법 행위 업소 방문에 대한 비난도 마찬가지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제주도당이 조기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강 의원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어 가중처벌을 피하기도 어려웠다.

강 의원의 제명으로 청년 정치인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 의원은 1993년생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20대 최연소 도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했다.

당선 직전까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았다. 현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에는 제주시을 선거구 후원회에서 지원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정치인으로 대표되는 강 의원이 정치적 치명상을 입으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나머지 초선의 청년 의원들도 향후 여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초선 의원들은 최근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힘을 합치며 당내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당분간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 몸 사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신속한 제명 처리를 보면 도당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제명 대상이 청년 정치인이라는 점이 뼈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이와 관련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윤리심판원에서 제명을 의결했다. 도민과 당원 등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뼈를 깎는 자성과 반성의 기회로 삼겠다”며 “향후 선출직 공직자를 비롯해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비위행위는 엄중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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