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도민회의 "국토부 회신, 제2공항 동의냐"...吳 "환경평가 등 권한 행사"
민선8기 제주도정이 제주 제2공항 고시를 앞두고 사실상 제2공항 정상 추진에 동조하는 도민의견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샀다. 특히, 오 지사가 고비마다 강조해 오던 '도민자기 결정권'에 대한 해석을 두고 양 측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7일 오후 6시 제주도지사 집무실에서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는 지난달 31일자로 제주도가 국토부에 도민의견을 회신한 이후 첫 만남으로, 오 지사의 아세안 순방 일정으로 미뤄지다 뒤늦게 마련됐다.
이날 면담은 오 지사를 비롯해 비상도민회의 측에서는 강원보·이영웅 공동집행위원장, 홍기룡 조직위원장, 박찬식 시민정치연대제주가치 대표,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비상도민회의는 찬반 의견 명시 없이 국토부에 회신한 도민의견의 문제점에 대해 항의했다. 도민의견 제출을 앞두고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실시한 도민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을 앞질렀고,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음에도 제주도의 최종 입장이 사실상 제2공항 건설을 동의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오 지사는 "제2공항 사업에 동의하는 의견을 제출한 것은 아니"라며 "환경영향평가 등 이후의 과정에서 사업상의 문제가 드러난다면 추진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제2공항을 둘러싼 문제가 사실로 드러나면 사업을 중단하고, 문제가 없다면 추진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고수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비상도민회의 측은 오 지사가 줄곧 강조해오던 '도민 자기 결정권'을 방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토부의 추후 대응과는 별개로 도민사회가 요구하는 '주민투표 실시' 의견을 제출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상도민회의 측은 "주민투표 의견조차 국토부에 전달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자기 결정권'을 실현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30여분 남짓 진행된 면담은 '자기 결정권'에 대한 각자의 시각이 엇갈리며 평행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지사는 "앞으로의 과정에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비상도민회의 측은 "정작 도민들이 결정할 수 있는 시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제라도 국토부에 '주민투표 실시'를 전제로 한 의견을 제출할 생각이 없는지를 물어도 오 지사는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도민회의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계속해서 자기 결정권을 주창해온 오 지사가 결국 정치적인 책임을 국토부에 떠넘긴 결과를 낳았다"며 "앞으로 제대로 된 도민의 의사결정 실현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2공항 문제는 시민단체를 떠나 도민들 역시 '도민이 직접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상황"이라며 "도민들에 대한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제주도를 비롯해 국회 등을 통해 주민투표 요구를 관철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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