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평화의 섬입니다. 항쟁과 학살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4.3이 그렇듯이 비극적 전쟁을 겪은 오키나와, 2.28 이래 40년간 독재체제를 겪어온 타이완도, 우산혁명으로 알려진 홍콩도 예술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평화예술’이 역사와 함께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 네 지역 예술가들이 연대해 평화예술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평화예술운동에 대한 창작과 비평, 이론과 실천의 공진화(共進化)도 매우 중요합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네 나라 예술가들의
얼마 전 제주여자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재학시절에 있었던 학생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기자회견과 보고서 발표로 제주가 떠들썩했었다. 보고서 내용에는 교사로부터 학생들이 폭언 등 학생 인권을 침해를 당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담겨 있었다. 비공식적인 보고서이기는 했지만 학생 인권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이런 것처럼 아직도 공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위 사례처럼 교사가 학생에게 학생 인권침해를 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사인들이 있다. 그중에 심각한 사안 중 하나는 과중한 학업이라고
“제주4·3에서 피해를 본 모든 분들에게 우리는 역사가 다 하는 날까지 사죄를 드려야 합니다. 혹자는 우리가 보상금 많이 주겠다고 하고, 입법 시도도 우리가 먼저 했는데 왜 4·3희생자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고 민주당만 지지하느냐고 한탄합니다. 그건 대단히 잘못됐습니다. 4·3사건 발발 당시 그 책임은 보수 우파에 있습니다. 잘못한 사람이 보상 좀 줬다고 그 원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이런 시각을 벗지 않으면 우리는 수구 꼴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그분들의 아픔에 100분의 1이라도 공감하기 위해서 따뜻한
한 인터뷰에서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기후 변화라는 용어가 아니라 ‘만물 변화’(the everything change)라고 했다. 인류세는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는 세상 모든 것을 바꿔버릴 테니까. 사막화, 산불, 홍수, 잦은 폭염과 태풍, 이상한 장마와 같은 이상 기후들은 아마도 우리가 겪게 될 모든 것들의 변화의 극히 일부가 될 것이다. 물론 이런 추세의 변화가 계속된다면 그 끝은 멸종과 종말이다. 그러면 지구 온난화 같은 단어는 지나치게 따뜻한지도 모르겠다. ‘대혼란의 시대’의 번역본이 내세우는 부제는 ‘기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양동규. 그의 예술은 ‘학살로서의 4.3’을 살피는 일에서 출발했다. 카메라를 든 그의 시선은 늘 제주 땅과 사람에 고정돼있다. 그러나 섬의 항쟁과 학살이라는 특수성의 조명은 결국 한반도와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라는 보편성으로 확장하기 위한 평화예술의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천적 작가다. 매주 한차례 [양동규의 필·필·필 film·筆·feel]을 통해 행동주의 예술가로서의 그만의 시각언어와 서사를 만날 수 있다. / 편집자 글여름 태풍이 토해 놓은 파도다. 밀려오는 파도는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 흩날리고
(125) unique [juːníːk] ɑ. 유일(무이)한음악과 수학은 호나?(음악과 수학은 하나?)unique에서의 uni-는 “하나(=single, only, sole)”라는 뜻이다. 이 uni-라는 접두사(prefix)로 이루어진 낱말로는 unite “하나로 묶다”, universe “우주”, university “대학교”, unification “통일” 등이 있다 unigue의 어원적 의미는 “유일무이한 종(種)을 이루는(forming the only one of its kind)”에 가깝지만, 거기에는 “완전히 다른(co
어느 날인가 한 선배와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그 선배는 원도심에서 살고 계시는 부모님의 일상을 걱정하고 있었다. 집 전등이 나가거나 배관이 막힐 때, 주민센터나 집 근처 병원을 이용할 때 등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정작 자식인 자신은 제때에 도움을 드리지 못해 속상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주제가 도시재생에 이르자 돌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쏟아 냈다. 그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랬다. 도시재생에도 이제 돌봄 지원은 필수가 되어야 한다. 개별 가정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적인 돌봄 지원이 필요하다. 그 영역도 안부 확인부터
예전 LCD 텔레비전의 부품공장에서 일을 할 때였다. 편광필름을 만드는 공장이었는데 빛을 취사선택해서 내보내는 기능을 하는 LCD의 핵심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부품이었다. 나의 담당 업무는 간단했다. 일본의 유명한 필름회사의 마크가 찍힌 대형 롤 형태의 편광필름이 공장에 도착하면 1층 라인에서 TV크기에 맞게 필름을 잘라낸다. 24인치, 32인치, 46인치. 가공된 필름을 2층 라인으로 올리면 검사원들이 한 장씩 손에 쥐고 형광등에 비추어 육안검사를 통해 불량품을 빼어내는 작업 후 원청회사인 S전자로 물량을 보내는 작업이었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돌아가신 분이 마지막 저승(Afterlife)으로 가는 이승(This Life) 길에서 어제까지 살던 집을 돌아 하직할 때, 동네 괸당들이 소주와 미음(米飮)을 뿌리며, ‘잘 갑서’ 인사를 한다. 요즘에도 조상 산소에 성묘하거나, 소분(掃墳) 할 때도 돌아가신 주위 묘소를 향해 술 한 잔을 올리며
지난 1일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이 출범했다. 그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향후 원활한 도정 운영에 대한 기대를 걸어 본다. 그간 민선 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제주도지사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의 등용문이었다. 중앙정부에서 고위 공직에 있다가 지사로 금의환향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신구범, 우근민 지사가 그렇고 현 정부에서 국토부 장관으로 발탁된 원희룡 지사가 그렇다. 이에 반해 김태환 지사는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도백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오영훈 지사 또한 신화를 썼다고 할 수 있는 경력을 갖고 있다. 지방자치 의원
코로나19로 악화된 청년 고용률, 실업률과 전국 최상위 집값 등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 다양한 교육기회의 부족 등 다양한 문제로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형 청년보장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선거과정에서도 ‘제주형 청년보장제’를 6대 핵심공약이기도 했으며, 인수위 과정에서도 청년보장제는 주요 아젠다였다. 6월 21일 청년보장제 정책 아카데미 개최해 ‘제주형 청년보장제 도입과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미래준비위는 7대 도정 목표 중 하나로 ‘청년의 꿈과 미래가 실현되
기록적인 폭염으로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나날이다. 기후위기의 피해가 불평등하다는 사실은 폭염에 취약한 이들이 누구인지를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다. 환기되지 않고 냉방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하는 이들을 비롯해 노인과 어린이, 장애인들에게 폭염 피해가 집중된다. 2003년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폭염으로 인해 프랑스에서만 노인 2만 명이 사망했다. 고독사에 대해 프랑스 사회는 경악했고 공동주거 등 사회적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극단적 기상은 불평등하게 다가간다.기후위기의 원인인 탄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도정이 지난 1일 출범했다. 경선 때부터 눈에 띄었던 공약 중 ‘15분 도시 제주’ 가 새 도정의 핵심정책으로 발표되었다. 15분 도시와 같은 N분도시 정책은 작년 4·7 재·보궐 선거에서도 서울과 부산에서 등장했던 정책으로 토건이 핵심이었던 정책으로 비판받아 왔다.‘15분 도시’는 말 그대로 15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한 범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정하고 주민들이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도시를 의미한다.코로나19 팬데믹 시대와 기후 위기 속에서 대안 가능한 모델로 제시된 15분 도시
지기금지「지기금지至氣今至」를 만난 것은 부산 민주공원 공연장이었다. 슬쩍 물어보았다. 지극한 기운이 뭡니까? 민족, 민중, 탈춤을 자랑삼아 패용하고 다니던 이가 차마 던질 수 없는 무지의 질문이었다. ‘지기’는 지극한 기운이니, 그것이 지금 여기에 이르렀다는 뜻임은 알겠으나, 바로 그 ‘지기’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사실 필자는 중국문학이론이 전공인지라 중국문학의 중요 개념에 대한 연구에 천착한 적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기氣’였다. 밑에 ‘미米’자가 들어간 이 글자는 원래 손님에게 보내는 꼴이나 쌀의 뜻이다. 그보다 앞선 글
제주도민들 사이에 제2공항에 대한 의견은 엇갈릴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의 환경과 도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궁극적으로 도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오영훈 지사가 제2공항 갈등해결의 핵심 원칙으로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상식적으론 맞는 말이지만 실제론 여의치 않은 문제다. 제2공항은 중앙정부의 사업이다. 따라서 모든 결정권은 정부가 쥐고 있다. 법률적으로 제주도는 관련 절차상 의견을 듣는 대상 정도에 불과하다. 오영훈 지사가 취임 전후 제2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양동규. 그의 예술은 ‘학살로서의 4.3’을 살피는 일에서 출발했다. 카메라를 든 그의 시선은 늘 제주 땅과 사람에 고정돼있다. 그러나 섬의 항쟁과 학살이라는 특수성의 조명은 결국 한반도와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라는 보편성으로 확장하기 위한 평화예술의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천적 작가다. 매주 한차례 [양동규의 필·필·필 film·筆·feel]을 통해 행동주의 예술가로서의 그만의 시각언어와 서사를 만날 수 있다. / 편집자 글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요즘이다. 몇 해 전 가 닿았던
신화는 이야기다. 한 사회의 질서를 일으키고 그 질서를 유효하게 할 뿐 아니라 옛사람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의미이자 세계관 및 우주관이었다. 잠재력을 계발하고 정체성을 찾는 교육의 역할이기도 했다. 마고성 신화와 키르티무카 신화를 통해 먹는 행위와 생명의 실상이 내포하는 의미를 살펴보고 채식과 비거니즘이 왜 인류사회의 지속가능성 위기를 극복하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지 한번 탐구해 보자. 마고성과 키르티무카 신화부도지는 신라 시대 박제상이 집안 대대로 내려온 비서를 정리하여 저술한 책으로 1만4000년 전 파미르고원을 발원
gov·ern [gʌv́ ǝrn] vt. (국가·국민 등을) 다스리다사름 테우리 허젠 허믄(사람을 다스리려 하면)govern은 13세기 말 프랑스어에서 차용(borrowing)된 어휘로서, “다스리다(=rule)”라는 뜻을 갖는다. 이 govern이란 어근(root)에서 파생(derivation)된 낱말로는 governance “통치”, government “정부”, governor “통치자” 등이 있다. govern의 어원적 의미는 “통치하다(=to rule with authority)”에 가깝지만, 그 ‘다스림’이란 통치자로서
# 제2공항 둘러싼 새로운 갈등구도, ‘강 대 강’의 대결 태세제주 제2공항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갈등 구도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면서 앞으로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제2공항은 국가 예산으로 추진되는 중앙정부의 사업으로서,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이 어떤 입장을 갖느냐가 우선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간 제2공항 갈등을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추진 측과 반대 측 간에 많은 일이 있었고 중요한 결실도 맺어져 왔다. 그런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성산 제2공항 조속 착공’을 제주도의 제1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