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0일,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이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한 ‘2023 제주 도시재생 주간’ 개막식은 여느 행사와는 달랐다. 같은 기간 원도심에서 진행되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2023 공유제주주간’과 함께 열렸기 때문이다. 홍명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은 “사회적경제, 통합돌봄, 소통과 협력, 청소년 활동, 마을만들기, 문화 등이 다양하게 어우러져야만 도시가 살아날 수 있다”고 시사점을 던졌고, 임현정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자원순환과 돌봄, 지식과 경험, 공간의 공유 등에 제주만의 소프트파워를
막바지에 접어든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과제와 관련, 도입 가능성 측면에서 진작 제척됐어야 할 '행정시장 직선제'가 왜 최종 후보로 다뤄지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표출되고 있다.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전제로 한 제주특별법 개정도 통과에 애를 먹고 있는데, 행정안전부가 퇴짜를 놓은 이력이 있음은 물론 제주특별법에 더해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등도 개정해야 하는 행정시장 직선제가 실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이하 행개위)는 22일 오후 2시 제주웰컴센터 웰컴홀에서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등을 위한 공론
보성시장이 개장하던 1972년. 중앙닭집의 김순열 어르신(1940년생)이 처음부터 닭집을 한 것은 아니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어물전을 시작하기로 했고 지금의 중앙닭집 바로 맞은편 점포를 얻었다.“처음에는 너이가 동업해서 생선 장사했어. 9년 정도 했을 거야. 좋은 생선 가지고 와서 팔고 싶어서 새벽마다 부두로 나갔어. 애들 아빠는 성산포에 옥돔 사러 가고 나는 모슬포까지 자리돔 사러 가고. 버스 타고 다녔어. 꼭 내 눈으로 보고 사야 마음이 편해. 바다에서 막 올라온 좋은 생선 보면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엿날에는 그 모슬
탐라국 시대부터 20세기 중반 추억의 흔적까지, 현장답사는 천년의 역사를 넘나들었다. 원도심 곳곳을 유심히 살펴보던 강정희(63)씨는 “문화 쪽에 관심이 있어 참여했는데 칠성의 의미와 역사적인 가치, 그리고 무엇보다 제주의 뿌리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었다”고 답했다. 제주시 칠성로의 어원이 된 칠성도(七星圖)는 탐라국 시대 북두칠성을 모방해 일곱 개의 축대를 쌓은 별자리 터이자 제단을 말한다. 칠성도가 있었던 터에는 이제는 도로와 상가로 변한 채 표석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2023 제주도시재생주간이 열린 11일 제주시 원도심 일대
10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혁신창업공간 W360에서 제주시 원도심 거버넌스 세미나가 열렸다. 제주시 원도심 곳곳의 주민협의체 대표, 도시재생 관계자, 행정, 의회, 자생단체 대표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9일부터 12일까지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3 제주도시재생주간의 일환으로 다양한 주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화의 장이다.원도심의 청년 유입을 위해서는 양질의 주거공간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가에서 지정한 도시재생사업 기간 이후 마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이를 끌고가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2023 제주도시재생주간이 ‘도시 재발견’을 주제로 10일 오전 공유공간 제주책방에서 개막했다.이번 제주도시재생주간은 도내 도시재생 관계자들이 모여 제주 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의 성과와 의미,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 개막식에는 제주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도시재생 사업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제주원도심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공간이 되길 기원한다”며 “원도심이 사람이 많이 모이고 생기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변하는 모습을 도정도 열심히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홍명환
빗상외를 맞추러 자주 가는 보성시장의 한 빵집이 있다. 유독 그날은 아침부터 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일을 했던 날이라 보성시장 건물에서 빠져나오는 배지근한 음식 냄새에 무엇인가에 홀리듯 시장 안에 들어갔다.코를 찌르는 순대국밥 냄새와 고기국물 냄새. 그러고 보니 이십여 년 전 대학 시절 체육대회, 대학 행사 후 이 보성시장 순댓국밥집에서 뒤풀이하러 우르르 몰려왔던 그 시절 이후로 보성시장 건물 안으로는 처음 들어왔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최근 건물의 바닥 타일 공사를 다시 한 듯했지만 그 외의 모습과 분위기는 이십여 년 전과 크게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원장 홍명환)는 제주시 원도심과 도시재생사업 추진지역 일원에서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2023 제주도시재생 주간’을 개최한다.‘도시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도내 도시재생 관계자들이 모여 지역 도시재생사업의 성과와 의미, 가치를 공유하고 네트워킹과 거버넌스를 강화한다는 취지다.도시재생사업 성과 전시를 중심으로 개막식과 도시재생사업 유공자 표창, 제주시 원도심 6개동에서 모이는 거버넌스 회의, 도시재생 코디네이터 네트워크, 도시재생대학 등이 이어진다.원도심을 탐방하는 도시재생 로컬투어, 음식 커뮤니티 공
“여기 산지천이 옛날에는 4층, 5층 집이 저 아래 항까지 있었어. 지금의 산지천이 없었지. 중간에 뜯어가지고 복개천으로 만들었지. 복개천을 산지천으로 만들었었어. 내가 그것까지 다 봤으니까. 나는 50년은 채 안 되어도 오래오래 여기 국숫집 했지. 다른 일 뭐 해볼까 하고 생각할 뭣도 없었어. 다른 일 하지도 않고 나는 지금껏 쭉 이 일만 했어.”1945년생 부옥자 어르신의 국숫집은 옛 제주 패션의 메카이자 동양극장이 있었던 동문시장(주)에 자리 잡고 있다. 1965년 동문시장(주)이 지금의 건물에서 문을 열었을 때 동진식당도 함
“나는 1964년에 가야호 타고 제주 왔어. 너희는 가야호 알아? 지금 애들은 모르지. 그때 제주 와서 나는 지금까지 쭉 남수각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사람이야.”전라남도 진도 출신인 부옥자 어르신은 호적상 1945년생이라 하셨지만, 이 시대 어르신들이 그러셨듯 실제 태어난 해보다 두 해 늦게 호적에 올라갔다. 어르신의 목소리는 전라도 억양이 옅게 깔려 있으면서도 그 위로 특유의 제주 억양이 짙게 눌려 있었다. 제주 사람이 아니면 쉽게 낼 수 없는 억양. 알고 봤더니 어르신의 친할아버지가 제주 출신이란다. 아 그래서 어르신의 제주말
제주 곳곳에서 마을 단위로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들이 경계를 넘어 서로 연결하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특히 컨트롤타워로서 이를 조정하고 관리할 광역센터인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8일 오후 제주시 상생모루에서 2023 제주도시재생포럼 네 번째 세션이 ‘OST 도시재생, 제주형 도시재생’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토론에서 권정우 탐라지예 건축사사무소장은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할 때 각 사업지별 경계 안에서만 진행하면 한계가 있다”며 “서로 연계해서 엮을 수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한 2023 제주도시재생포럼은 행정과 전문가, 주민, 시민사회가 모여 제주형 도시재생의 새로운 의제를 찾고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지난 달 11일부터 지난 8일까지 제주시 상생모루에서 총 5회 진행됐다.‘도시관리로 다시 보는 제주형 도시재생’을 주제로 교통, 주거, 도시의 미래비전 등 다양한 영역을 다뤘다. 홍명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은 “더 긴 호흡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와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며 “도시가 개발을 통한 돈벌이
2023 제주도시재생포럼은 행정과 전문가, 주민, 시민사회 등이 참여해 제주형 도시재생의 새로운 의제를 찾고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지난 달 11일부터 오는 8일까지 제주시 상생모루에서 총 5회 진행되고 있다.‘도시관리로 다시 보는 제주형 도시재생’을 주제로 교통, 주거, 도시의 미래비전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8월 11일 ‘자동차 도시에서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도시로’라는 주제로 열린 첫 번째 세션의 핵심 주제는 교통수단이었다.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사람이 피가 골고루 돌아야 건강한 것처럼 도시
1일 제주시 상생모루에서 열린 2023 제주도시재생포럼의 세 번째 세션에서 김대일 서울시립대 교수가 지속적인 도시재생 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김 교수는 “일본은 20~30년간 진행했던 도시재생의 성과가 이제야 나타나고 있다”며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인구들이 모이면서 주변지역과 상생하는 컴팩트-네트워크 도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구감소와 지방도시 소멸의 침체에 빠졌던 일본이 지속적인 시도와 정책을 통해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것.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모든 인구구조가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도 10~15년 전에
갓 태어난 막내아들을 업고 동문시장에서 노점상을 시작한 박동례 어르신(1952년생).아무 연고 없이 제주로 내려와 장사하려니 수완도 없었고 어린 아들을 안고 다니며 장사해서 고생을 이만저만 한 게 아니었단다.사실 고생하는 것은 그 시절 누구나 그렇게 살았던 세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유독 살을 베이는 것 같은 제주의 칼바람 추위는 어르신에게 고역이었다. 추위에 몇 년 동안 무방비로 있어 그런지 그때 골병이 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몇 년 후 시장 안에 슈퍼마켓이 들어왔다. 슈퍼마켓에 진열된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에서 땀줄기가 흐르는 끈적끈적하고 무더운 여름, 한여름의 공기는 마치 한증막에 앉아 있는 것같이 숨이 턱 막힌다. 시원한 쉰다리 한 잔이 절실하게 생각나는 계절, 나는 쉰다리에 쓸 누룩을 사러 4년 전부터 지금까지 쭉 다니던 단골집으로 향했다.제주 최초 백화점식 시장인 주식회사 동문시장과 동천마트 사이로 호떡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너무 더운 시기라 그런지 잠시 문을 닫고 있는 포장마차가 훨씬 많았다. 과거에는 호떡이나 빙떡이 아닌 패션 잡화들을 파는 골목이었다. 동문재래시장으로 들어가는 1번 게이트. 소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3 제주 도시재생포럼’이 오는 1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상생모루 지하 1층 회의마당에서 열린다.11일 열리는 첫 세션에는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가 ‘자동차 도시에서 대자보 도시로’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다. 대자보는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의 첫 글자를 딴 말로, 대자보 도시는 걷기 좋고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좋은 사람 중심의 교통체계를 갖춘 곳을 의미한다.이어 김성훈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팀장이 ‘대자보 도시 제주의 현황과 과제’
서문공설시장의 작은 순댓집, 진경순대의 고군자 어르신(1940년생, 구좌읍 평대리 출신)께서 순대를 만들어 팔아보겠다고 처음 생각한 시기는 어르신의 나이 26세였다. 어르신이 만든 순대는 맛이 좋아 입소문이 퍼졌다. 동문시장에도 보내고 식당에서도 어르신의 순대를 받고 싶어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어르신이 지금의 순대 맛을 잡은 것은 아니었다. “스물다섯 넘고 83년 진경순대 하기까지 누구를 뵙지도 않고 누구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나의 생각대로 만든 거야. 어떵하면 (최고의 순대로) 도달하게 맛있게 할까. 이 직업이라는 것이 얼른 설르
서문공설시장의 한 점포. 시장을 둘러보면 이 시장에는 유독 순대를 파는 곳이 많다. 그중 몇 년 전부터 내 눈에 들어온 한 순댓집. 끊임없이 단골처럼 보이는 손님들이 순대를 사는 것도 그렇거니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 어르신에게 눈길이 갔다.관광객처럼 보이는 20대 여성의 손님이 순대를 사고 있어서 나는 그 손님 분께 여행하러 오신 김에 오신 것인지 물었다.“아뇨, 여긴 저희 부모님 때부터 좋아했던 곳이에요.”반전처럼 돌아온 대답. 나는 그 여성분과 얼굴에 연신 미소를 잃지 않고 순대를 썰어서 포장하는 순댓집 어르신을 얼굴을 번갈
제주시 원도심의 음식 커뮤니티 공간 케왓이 2년여 만에 문을 열었다.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원장 홍명환)는 지난 15일 도시재생 공유공간인 ‘케왓’의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이날 리오프닝 행사에서는 △제주시소통협력센터와 협력한 ‘만만한 원도심_산짓물 놀이바당’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두근두근 쿠킹클래스’ △원도심 도시재생사업 참여주체를 소개하는 ‘케왓 미식회’가 진행됐다.이날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와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시재생 공유공간을 바탕으로 지역주민의 다양한 활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