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 '동물테마파크→스코리아필즈공원' 변경 조건부 의결

제주 중산간 마을 주민 간 극심한 찬반 대립으로 논란을 샀던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이 동물과 관련된 사업 내용을 일절 배제한 '스코리아필즈공원 조성사업'이라는 새이름을 내걸고 허가를 득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지난 15일 오후 2시 2024년 제1차 회의를 갖고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변경 심의를 조건부로 의결했다.

(주)레드스톤에스테이트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169번지 일대 58만1752㎡ 부지에 '자연문화예술이 공존하는 힐링공간'이라는 테마로 콘도, 호텔, 전시장, 야외정원, 글램핑 시설 등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 명칭을 '제주동물테마파크'에서 '스코리아필즈공원'으로 바꾸고, 기존 2024년 12월 31일로 만료되는 사업 기간을 2029년 12월 31일까지 5년 늘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스코리아'란 화산분출물에서 생성된 암석을 뜻하는 단어다.

기존 '말 산업 중심의 관광명소'라는 테마를 벗어나면서 승마장, 애니멀타운, 문화체험장 등의 도입 계획도 백지화됐다. 이를 대신해 기존 70실이었던 호텔·콘도 등의 숙박시설을 273실까지 늘렸고, 사업비도 기존 863억원에서 2107억원으로 1244억원 증액했다.

단, 개발사업심의위는 허가된 사업 기간과는 별개로 2025년 6월말까지 인허가 등 추진상황과 관련된 내용을 별도 보고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사실상 원점에서 시작됨에 따라 이번 개발사업 심의를 득한데 이어 경관 심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지구단위계획 심의 등을 거치게 된다.

특히 해당 사업이 지난 10여년 간 주민들 간 갈등을 부추겼음은 물론, 아직 종결되지 않은 법적 문제까지 얽혀있어 심의 과정에서의 적정성 여부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당초 제주동물테마파크는 2003년 향토기업인 탐라사료 등 4곳을 주체로 제주마, 흑우, 흑돼지 등 재래가축과 토종식물을 내세운 축산관광 개발단지  '제주 애니멀 팜 테마파크'로 추진됐다. 

그러나, 착공만 했을 뿐 사업자의 자금난으로 2011년 1월 공사는 전면 중단됐고, 이후 사업자가 바뀌면서 2017년 12월 대명소노그룹 산하로 알려진 (주)제주동물테마파크가 넘겨받았다. 이때부터 사자와 호랑이, 코끼리 등 50여종의 동물을 들여오는 사파리 형태의 사업이 등장했다.

이를 두고 마을 주민들은 중산간 난개발 문제를 비롯해 사파리 시설이 생태계 교란을 불러올 수 있고, 사육 동물로부터 발생하는 분뇨 등의 오염 문제를 지적하며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와 마을 이장 간 부정청탁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동물테마파크 사업은 결국 2021년 3월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서 부결 처리됐고, 사업자는 사파리 계획을 무산시켰다. 

최초 단계로 되돌아가 말 산업 중심의 테마파크로 방향을 틀었다가 이마저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자 최종적으로 동물 테마를 원천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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