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테마파크→스코리아필즈공원 사업계획 변경...사업비 1200억원↑

공유지 난개발을 비롯해 마을 주민 간의 극심한 찬반 대립으로 논란을 산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이 '동물'이라는 테마를 배제하고 사업 내용을 대폭 변경했다.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호텔·콘도 등의 숙박시설을 4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적정성 여부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가 공고한 '관광개발사업 시행 승인 신청 관련 서류 열람'에 따르면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 시행자인 (주)레드스톤에스테이트는 사업명을 '스코리아필즈공원 조성사업'으로 변경한 계획을 제시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169번지 일대 58만1752㎡ 부지에 사업비 2107억원을 들여 '자연문화예술이 공존하는 힐링공간'이라는 테마로 콘도, 호텔, 전시장, 야외정원, 글램핑, 판매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말 산업 중심의 관광명소'를 테마로 했던 기존 동물테마파크에서 부지는 902㎡, 사업비는 1244억원을 늘린 계획이다. 사업자는 사업 변경 사유로 "주변 여건 및 변화 등을 고려해 자연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힐링공간으로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는 이 과정에서 기존 70실이었던 호텔·콘도 등의 숙박시설을 273실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당초 2024년 12월까지였던 사업 기간도 2029년 12월까지로 늘렸다.
사실상 원점에서 시작되는 사업은 앞으로 개발사업 심의, 경관 심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지구단위계획 심의 등을 거치게 된다. 숙박시설을 4배 가까이 늘리는 계획의 적정성 여부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당초 제주동물테마파크는 2003년 향토기업인 탐라사료 등 4곳을 주체로 '제주 애니멀 팜 테마파크'로 추진됐다. 제주마, 흑우, 흑돼지 등 재래가축과 토종식물을 내세운 축산관광 개발사업으로, 2007년 관광사업계획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사업부지의 43%인 공유지 24만7800㎡를 22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착공만 했을 뿐 사업자의 자금난으로 2011년 1월 공사는 전면 중단됐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사업자가 바뀌었다. 대명소노그룹 산하로 알려진 (주)제주동물테마파크가 넘겨받은 것은 2017년 12월로, 이때부터 사자와 호랑이, 코끼리 등 50종의 동물을 들여오는 사파리 형태의 사업이 등장했다.
이는 곧 주민들로부터 극심한 찬반 갈등을 부추겼다. 사파리 시설이 생태계 교란을 불러올 수 있고, 동물로부터 발생하는 분뇨 등에 의한 오염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사업 소재지인 선흘2리 주민들의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마을은 찬반으로 갈려 두 조각 났고, 사업자와 마을 이장 간 부정청탁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동물테마파크 사업은 결국 2021년 3월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서 부결 처리되자 사업자는 사파리 계획이 무산시키고, 최초 단계로 되돌아가 말산업 중심의 테마파크 조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마저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자 최종적으로 '동물' 테마를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