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피살사건으로 신상이 공개된 백광석과 김시남.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으로 신상이 공개된 백광석과 김시남.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백광석(49)·김시남(47)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13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이경훈 부장) 심리로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살인 등 혐의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백광석과 김시남의 범죄가 충분히 인정되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사형 선고를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은 1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으며, 1심 재판부는 백광석에게 징역 30년을, 김시남에게 징역 27년을 각각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에서 김시남 측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백광석의 진술을 믿기 힘들다고 주장해 왔다. 

김시남 측은 백광석을 수사한 제주동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미 제출된 기록 등이 있어 수사 경찰의 증인 신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김시남측이 백광석에 대한 증인신문을 요구하자 재판부가 받아들여 이날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백광석이 증인석에 앉았다. 

김시남의 변호인은 백광석이 혼자 범행한 것처럼 김시남의 알리바이를 만들어주기 위해 김시남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변호했다. 백광석이 거짓말로 김시남에게 자신의 죄를 떠넘긴다는 취지다. 

백광석은 혼자 책임지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술이 간절해 김시남에게 연락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항소심에서도 백광석과 김시남이 서로의 탓하는 상황이다. 

백광석의 변호인은 “피고인(백광석)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있으며, 죄책감으로 후회하고 있다.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얘기를 유족 측에 전달하고 싶을 뿐이며, 어떤 처벌이라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백광석은 “정말 죄송하다. 유족에게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시남 변호인은 “피고인(김시남)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백광석 진술 등에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바로 잡을 뿐”이라며 “숨진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당시 상황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변호했다. 

김시남은 “유족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관련 기록을 검토한 뒤 오는 5월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백광석과 김시남은 지난해 7월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한 가정주택에 침입해 집에 혼자 있던 A군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중형에 처해졌다.  

백광석은 숨진 A군의 엄마와 2년 정도 사실혼 관계를 맺었으며, 사이가 틀어지자 불만을 품었다. 온몸이 결박된 채 숨진 A군은 귀가한 엄마에 의해 발견됐다.

백광석과 김시남은 1심에서 각각 징역 30년, 27년형에 처해진 뒤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도 백광석과 김시남에게 더 강한 형벌이 필요하다면서 쌍방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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