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1시,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인 749명 서명부 제출

제주녹색당은 18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들불축제의 변화를 요구, 민주적 절차인 숙의민주주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녹색당은 18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들불축제의 변화를 요구, 민주적 절차인 숙의민주주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전국적인 산불 위험 속에서 2년 연속 불 관련 행사가 모두 취소되는 등 존폐 기로에 선 제주들불축제 관련 제주녹색당이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인 서명부를 담당 부서에 전달했다. 

제주녹색당은 18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해 논란만 만들어내는 들불축제는 이제 변화해야 한다”며 “제주시는 형식적 의견수렴 절차를 멈추고 민주적으로 숙의하고 투명하게 정책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와 토론을 통한 공감과 합의를 실현, 의사결정 정당성을 높이는 숙의민주주의가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이번 들불축제를 통해 도민들이 제대로 숙의, 결정하고 행정수장이 실행하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숙의민주주의 제도는 제주도의회가 ‘제주특별자치도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를 제정하면서 마련됐다. 행정의 민주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책결정 과정에서 원탁회의, 공론조사 등 주민이 참여하는 숙의민주주의를 보장한 전국 최초 조례다.

제주녹색당은 “도민들이 직접 원탁회의, 공론조사, 시민배심원제 등 방법을 통해 하나의 합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정책이 실현되는 과정을 체험한다면 정치적 효능감을 크게 느낄 것이고 민주적 역량 또한 성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8년 조례에 따라 영리병원에 관한 공론장이 마련, ‘불허 권고안’을 도출했지만, 원희룡 전 도지사가 정면으로 거부해 조례 취지가 크게 훼손됐고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며 “들불축제를 통해 숙의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시와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는 카카오톡 채팅방을 운영했지만, 이는 숙의형 민주주의를 위한 공론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12일 동안 운영된 소통방에는 최대 180여 명이 접속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제주녹색당은 18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들불축제의 변화를 요구, 민주적 절차인 숙의민주주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녹색당은 18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들불축제의 변화를 요구, 민주적 절차인 숙의민주주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는 들불축제 발전 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온라인 채널 ‘들불축제 소통방’을 개설, 운영한 바 있다.

제주녹색당은 “모든 사람이 숙의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의견을 교류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을 구축해야 한다”며 “행정가와 소수 정치인들에 의해 주요 정책이 결정되기보다 보통의 많은 시민이 결정 과정에 참여, 충분히 숙의하고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기후재난 현실 속에서 세계도처가 불타는 마당에 불구경하자고 생명들의 터전에 불을 놓는 행위는 세계적 웃음거리”라며 “게다가 기후위기로 농민들이 고통받고 어민들이 어업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어마어마한 탄소를 배출하는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도민 삶을 불태우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들불축제는 제주지역 대표축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산 전체를 태우는 행위는 기후위기 시대를 역행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이제는 도민들과 함께 우리가 처한 상황에 맞는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제주시는 소통방에서 제안된 내용과 이 달 중 시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별도 토론회를 열고 향후 들불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청구인의 의지를 숙고, 제대로 된 공론장을 만들어 정책으로 실현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제주시는 불 놓기 행사가 2년 연속 취소되면서 창고에 쌓아둔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소원지’ 약 0.5톤을 처리하기 위해 소원지 달집 태우기 행사를 최소한의 규모로 계획 중이다.

전국적인 산불 위험 속에서 2년 연속 불 관련 행사가 모두 취소되는 등 존폐 기로에 선 제주들불축제 관련 제주녹색당이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인 서명부를 담당 부서인 제주시 관광진흥과에 전달했다. ⓒ제주의소리
전국적인 산불 위험 속에서 2년 연속 불 관련 행사가 모두 취소되는 등 존폐 기로에 선 제주들불축제 관련 제주녹색당이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인 서명부를 담당 부서인 제주시 관광진흥과에 전달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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