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그런데 가끔 꺼내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있다. 이번 글을 고민하면서 그랬다. 위험한 노동, 힘든 노동, 차별받는 노동…. 너무 많은 불합리한 조건들 가운데 무엇부터 풀어내야 할지 순서를 잡기 힘들었지만, 우선 변덕스러운 날씨 이야기부터 시작하자.2023년은 기후위기를 세계 모든 나라 시민들이 체감하기 시작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길고 무더운 여름이 이어지더니 느닷없이 한파가 몰아치는 한국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위로를 해야 할 정도로 지구촌 곳곳에서
seclude [siklúːd] v. 은둔하다혼차 곱앙 사는 사름덜(혼자 숨어 사는 사람들)seclude는 접두사 se- “따로(=apart)”와 clud “차단하다(=close)”의 결합이다. 이 clud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include “포함하다”, exclude “배제하다”, conclude “결론을 짓다” 등이 있다. 일정 기준을 정하여 그 기준에 부합하는 것들을 안으로 포함하는 게 include이고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을 밖으로 배제하는 게 exclude라면, seclude는 그 기준을 적용하기
양지훈 감독의 ‘포수’가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한국 경쟁 부문 단편 대상을 받았다. ‘4.3영화제’가 11월 24일~25일 CGV제주에서 상영한다. 24일에는 양지훈 감독과 대화도 진행한다. 놓치지 않길 바란다. 전통적인 기호와 도덕, 권위를 뒤집고 혁신적인 영화 언어를 모색하는 태도를 ‘모더니즘(modernism)’이라고 한다면, ‘포수’는 ‘모더니즘 4.3영화’다. ‘포수’는 전통적인 4.3영화 언어를 해체한다. 관습적으로 쓰인 4.3영화의 기호와 상징을 재해석·재배치한다. 4.3에 대한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윤석열 정부 들어 거꾸로 가는 정책이 하나 둘은 아니다. 정부마다 이념적 성향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정책이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환경 문제는 정당과 이념을 넘어 인류 생존에 관한 일이다.지난 7일 환경부는 일회용품 줄이기를 규제 대신 자발적 참여로 전환한
국립발레단과 미래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를 꿈꾸는 ‘꿈나무 교실’ 참여자들의 합동 발레 갈라 공연 ‘Fly Higher with KNB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해적’을 지난 달 17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꿈나무 교실은 제주문화예술진흥원과 국립발레단의 협력으로 추진한 공익사업이다. 발레를 접하기 어려운 제주도내 거주 소외계층 청소년을 선발해, 지난 3월부터 8개월간 매주 2회씩 발레 기본기를 가르치고 작품 연습을 진행했다. 제주문예회관에서 진행한 꿈나무 교실 프로그램은 박현경 전 국립발레단 지도위원이 직접 지도했다
수, 사칙연산, 기하학, 확률·통계, 미적분, 함수. 수학의 주요 영역이다. 우리 일상에서 수학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다. 숫자를 통하여 시간과 날짜를 접하고,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또한 계산기가 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 기하학 등의 분야 또한 그 결과를 알면 그만이지 과정을 알 일은 아니다. 이렇듯 우리 일상에 붙어 있으면서도 멀리 있는 수학. 이 수학을 붙잡고 인생 일대의 고민에 빠졌던 10대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수포자, 즉 ‘수학을 포기한 자’로서 국어와 영어에 집중하며 대학입시 관문을 통과하느라 애를
30여 년 전, 구(舊)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차 제주를 방문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처음’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난 5년 후에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제주를 찾은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제주를 ‘신들의 섬’으로 소개하며 자연경관을 한껏 자랑합니다. 이에 빌 클린턴 대통령은 유채꽃이 어우러진 회담 장소의 정취에 빠져 ‘원더풀’을 연발합니다. 여기다 중국의 전. 현직 국가주석인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은 중국의 교과서에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조절력을 상실하게 되는 질병이다. 주로 40세 전후에 시작되어 점차 증상이 악화되고 50대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 노안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cognition [kɔgníʃən] n. 인지, metacognition [mètǝkɔgníʃən] n. 상위인지 아는 거 우의 앎?(앎 위의 앎?)cognition에서의 cogn/gno/kno는 “알다(=know)”를 뜻한다. 이 cogn/gno/kno라는 어근에서 나온 낱말로는 knowledge “지식”, recognize “알아보다”, ignore “무시하다”, diagnose “진단하다” 등이 있다. 그리고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이 창안한 용어인 metacognition은 meta- “너머(=beyond)”와
매년 3월 20일은 국제연합(UN)이 정한 ‘행복의 날’이다. 해마다 이날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의 세계행복보고서가 발표되는데, 2023년 우리나라는 57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우리나라는 행복도를 측정하는 지표 가운데 경제적 안정과 높은 건강수준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사회적지지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적 지지와 관련된 질문은 바로 ‘내가 어려울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가’이다.제주특별자치도는 전 도민들에게 특별한 약속을 하였다. 도민들이 갑작스럽게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가족과 이웃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점점 막장으로 흐르고 있다. 서구 언론을 비롯한 우리 언론들도 이를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이라 명명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넘어, 또다시 ‘중동전쟁’, 이스라엘과 범이슬람 국가 간 전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어떻게든 이 전쟁을 확장시켜보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이스라엘의 막장 전투로 전쟁은 점차 확산일로다. 이 전쟁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중동에서 분쟁의 역사를 다시 되짚어보기도 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정치적 상황을 놓고 이래저래 분석하기도 한다. 그 고통스러운 역사를 헤
교육부는 지난 10월 10일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10월 25일 대전을 시작으로 10월 30일 서울, 11월 9일 광주, 11월 10일 부산에서 각각 권역별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한 후 11월 20일 대입개편 시안 대국민 공청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2028 대입개편 시안에 대해 국가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심층 논의 및 의견 수렴을 진행한 후, 올해 안으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왜 대학입시제도를 개편하려고 할까?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abuse [ǝbjúːs] n. 남용(濫用)이듸서도 홈불로, 저듸서도 홈불로(여기에서도 함부로, 저기에서도 함부로)abuse는 -ab “--에서 벗어난(=away from)”과 use “이용(하다)”의 결합이다. 이 라틴어 접두사 ab-가 붙는 파생어로는 abnormal “정상이 아닌”, absent “부재의”, abduct “유괴하다”, absolute “절대적인” 등이 있다. 모두가 다 정상(normality)에서 벗어난 상태나 행위를 뜻한다. 사전적 정의로 볼 때, 남용(abuse)이란 “권리나 권한 따위를 본래의 목적이나 범
당신의 ‘인생 여행지’는 어디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내 인생 여행지는 ‘대만’이고, ‘친절한 사람들’이 바로 그 이유다. 올해 초 대만 타이베이에서 두 달가량 머무른 적이 있다. 대만에 가기 전 누군가가 내게 “대만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외국인이라고 말하면 다들 기꺼이 도와줄 거야!”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달달 외우고 간 말이 “我是外國人。(저는 외국인입니다.)”이다.조금만 헤매는 것 같아도 도와주는 사람, 버스나 지하철에 서서 가고 있으면 빈 좌석을 알려주는 사람, 길을 물어보면 목적지까지 동행해 주는 사람까지, 낯선 외국인을
변화와 혁신을 넘어 전환이 필요한 시대이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없다. 다른 내일을 위해서는 다른 생각, 다른 전략, 다른 시스템, 다른 실행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김종현 대표와 함께 제주의 ‘다른 내일’을 독자와 함께 모색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격주로 만나볼 수 있다. / 편집자 주지난 세 차례에 걸친 서론에서 복잡적응계의 현상과 원리들을 이야기하였다. 복잡적응계는 자율적인 주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본론에서는 복잡적응계를 활
내면의 양심과 공동선 그리고 루소의 일반의지프랑스 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루소의 ‘사회계약론’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용어 중 하나는 ‘일반의지’다. 개인들이 사회계약을 통해 사회공동체를 구성한 다음에는 개인 의지의 집합체인 공동체 전체의 의지, 즉 일반의지를 따라야 한다는 내용이다. 일반의지는 흔히 ‘주권’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정부는 일반의지를 수행하는 대리인에 불과하다. 문제는 서로에게서 일반의지를 어떻게 발견하고 알 수 있는가이다. 이는 민주주의와 인간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첫째. 루소의 일반의지는 공동선이자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오늘날 제주 사람치고 ‘곶자왈’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곶자왈’은 울창한 숲을 뜻하는 ‘곶’과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뜻하는 ‘자왈’의 합성어이다. 한때 ‘곶자왈’은 ‘자왈’과 마찬가지로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제주형 행정 체제 도입을 위한 공론화 추진 연구용역’이 추진되고 있다. 그 갈래는 여러 가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요약하면 기초자치제를 부활할 것인가? 부활한다면 행정(자치)구역을 몇 개로 개편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지속적인 추진 여부와 깊이 관련된 것으로 도민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여기서 우리는 원론적인 논의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나는 용역에 들어갈 내용은 이미 다 나왔다고 보는 사람이다. 15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이면서 용역으로 하지 않아도 답은 뻔하다. 숙의형이니 뭐니 하면서
1.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과 이스라엘의 대대적 보복 공격은 해당 지역의 분쟁 차원을 넘어 국제사회의 이해 관계가 개입되는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아울러 지구촌은 팔레스타인 대 이스라엘로 나뉜 정치적 대립과 갈등이 첨예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의 정치권력은 평화와 인도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이스라엘의 파상적 공격을 지지하고 있는 이중잣대를 드러낸다. 그야말로 이스라엘은 서방측 지지 아래 압도적 군사력으로 하마스를 괴멸시킨다고 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대한 무자비한 무력 행사를
open-door [óupəndɔːr] ɑ. (문호) 개방의아멩헤도 열긴 열어삽주(어쨌든 열긴 열어야 한다)open-door에서 open의 인도유럽어족 어근 upo는 “아래서 위로(=up from under)”란 뜻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닫을 때는 위에서 아래로 닫지만 열 때는 아래서 위로 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이 open의 쓰임은 점점 넓어지면서 open-door외에도 “(수렵이나 어업에서의) 허가기간”을 뜻하는 open season, “펴 놓은 책”을 뜻하는 open book, “공개 파티(=hospitality f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