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메덕 교수 “트레일에 1달러 투자하면, 병원비 2.94달러 절감”

 

▲ 제이 메덕 교수가 15일 개막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올레길로 둘러쌓인 천혜의 환경에서도 정작 ‘걷지 않는 제주인’에 대해 한 미국 의학도가 의미심장한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월드트레일즈컨퍼런스에서는 15일 개막 첫 날부터 흥미로운 강연들이 이어져 나왔다.

미국 건강행동학회 연구원이면서 하와이 주립대학 공중보건 연구소장인 제이 메덕 교수는 이 날 ‘우리의 삶을 튼튼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기조발제에서 트레일의 놀라운 효과를 강조했다.

메덕 교수는 2000년부터 만성질환을 줄이기 위한 미국의 보건부 프로그램 ‘건강한 하와이 계획’ 연구를 이끌어왔다.

먼저 그는 신체적 활동의 부재가 질병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사망의 50% 이상이 심장혈관, 당뇨, 만성폐질환, 암 때문인데 이것에 원인이 되는 위험요소가 바로 담배, 영양실조, 신체적인 활동의 부재”이라며 “굳이 마라톤을 하지 않더라도 산책만 잘 한다 하더라도 여러가지 건강상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인 같은 경우 1주일에 150분만 정도만 해도 효과가 있고, 청소년들은 적어도 하루에 1시간 정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이 날 가장 강조한 것은 트레일이 지닌 효과였다. 운동기구를 따로 구입하거나 헬스장을 가는 것보다 더 꾸준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고 동시에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더 크다는 설명이다.

▲ 제4회 월드트레일즈컨퍼런스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그는 자신의 연구를 제시하면서 “런닝머신 이용자의 경우 결국에는 운동량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운동기구는 단순한 옷걸이만 될 뿐”이라며 “매주 트레일을 활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3배 운동량이 많다는 미국의 연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브라스카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트레일에 1달러를 투자하면 2.94달러의 병원비가 절감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연환경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정신건강이 더 좋다”며 “트레일은 마음에 안정이 된다. 흥미진진한 하나의 도전이다. 운동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재밌어서 하는데 하다보니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레일을 어떻게 하면 더 활성화 시킬 지 고민해야된다고 말했다. 특히 올레길과 숲길이 넘쳐나는 제주지역이 정작 신체활동량은 전국 꼴찌 수준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한 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가 전국 17개 시도중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았고, 걷기 실천율은 거꾸로 3번째였다.

그는 “헬스장에 가서, 국립공원에 몇 번씩 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처럼 트레일을 이용해야 한다”며 “트레일이 일반대중들이 사용하게 하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공간적-심리적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을 과제로 언급했다.

또 교육수준이 높고 젊은 사람들이 주로 트레일을 이용한다는 점, 저소득층과 저교육층 같은 취약계층은 트레일 활용이 낮다는 점도 언급했다.

메덕 교수는 “트레일과 관련해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보건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선 트레일 이용인구가 몇 퍼센트인지 등 기본적인 자료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 제이 메덕 교수가 15일 개막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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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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