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도민회의, 12일 기자회견 통해 원희룡 지사 사퇴와 제2공항 사업 철회 촉구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도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희룡 지사의 사퇴와 함께 정부의 제2공항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음에도 원희룡 도지사가 사업 ‘정상 추진’을 선언하면서 도민사회에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민회의)는 12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사퇴하고, 정부는 도민의 ‘반대’ 의견을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원보 제2공항반대성산읍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합리적으로 수렴된 도민의 여론을 정책 결정에 반영한다고 했지만, 원 지사가 결과를 뒤집었다. 갈등 조장행위를 하지 않겠다 했지만, 약속을 어겼다. 민의를 져버린 원 지사는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식 도민회의 상황실장은 “원 지사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의견은 도민의 의견이 아니라 원 지사 개인의 의견이다. 정부는 개인의 의견을 반영해 도민의 의견을 왜곡하면 안된다”고 정부의 제2공항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원 지사에게 사퇴를 촉구하면서 ‘원희룡씨’라고 지칭, 거센 반발감을 드러냈다. 

도민회의는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폄훼한 것만으로도 원 지사는 도지사 자격이 없다. 원 지사는 성산읍 주민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해 주민수용성이 확보됐다고 주장했는데, 완전한 왜곡이다. 주민수용성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사업을 할 때 부득이하게 피해를 입는 주민들이 사업의 필요성이나 입지 타당성 등에 대해 충분히 납득하고 상응하는 보상을 통해 수용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강원보 위원장이 원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어 “제2공항이 추진될 경우 성산읍 온평리와 수산리, 난산리, 신산리 등 4개 마을은 피해를 입고, 나머지 10개 마을은 수혜지역이 된다. 수혜지역의 여론을 갖고 주민수용성이 확보됐다고 말하는 것은 사람을 기만하는 얄팍한 속임수며, 주민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도민회의는 “원 지사가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대통령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고르게 지지를 받은 후보가 특정 지역에서 몰표를 받지 못했다고 선거 결과를 부정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도민의 의견이 분명히 확인됐음에도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책임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도민이 어떤 선택을 하던 정부는 이를 수용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약속을 이행해 혼란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제2공항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제주도청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저지당하는 도민회의.

도민회의는 “제2공항 사업은 찬·반을 넘어 민주주의 문제이자 주민자치 문제다. 정치인들은 도민결정의 수호자가 돼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제2공항 사업 철회에 앞장서고, 도의원들은 도민결정 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중당앙이 결단하도록 행동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도민들은 환경보전과도민의 삶의 질에 중심을 두는 새로운 제주, 제주다운 제주를 선택했다. 위대한 도민 결정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을 선포한다”며 “원 지사 심판투쟁을 통해 도민의 뜻이 어디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 제주의 주인은 제주도민”이라며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도민회의는 원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제주도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저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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