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2동(갑) 김기환, 부친이 김수남 前의원…고의숙 교육의원 당선인, 남편이 강경식 전 의원
아버지에 이어 아들, 남편에 이어 아내가 의원 배지를 다는 등 제주에서 치러진 6.1지방선거에서 배출된 이색 당선인들에게 시선이 간다.

제주도의원 선거 제주시 이도2동(갑) 선거구의 더불어민주당 김기환(31) 당선인은 아버지에 이어 의원 배지를 단 첫 ‘부자(父子) 도의원’의 주인공이다. 부친이 제주시의원과 제주도의회 의원을 지낸 김수남 전 의원이다.
지역구도 같다. 다만, 걸어온 길, 걸어가고자 하는 길은 다르다. 아버지가 빨간색으로 상징되는 보수정당(한나라당, 국민의힘 전신)에서 활동했다면, 아들은 파란색(더불어민주당) 점퍼를 입고 당선됐다. 집안에서 좌·우 ‘협치’가 이뤄진 셈이다.
김기환 당선인은 사실 아버지가 선거를 치르는 걸 봐오면서 정치인에 대한 꿈을 키웠다. 성인이 되어서는 이번 6.1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당선된 오영훈 전 국회의원의 정책비서로 일하며 제대로 된 정치 수업을 받았다.
김 당선인은 “30대의 열정과 패기로 그동안 공약했던 정책들을 실현하고,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주민들과 도정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교육의원 선거 제주시 중부선거구의 고의숙(52) 당선인은 남편에 이어 의원 배지를 단 경우다. 남편이 제9대, 10대 제주도의회 의원을 지낸 강경식 전 의원이다.
남편과는 오래된 동지(同志) 사이다. 당선인은 제주교대 재학 당시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남편인 강 전 의원은 제주대 경상대학 학생회장 출신이다. 남편이 제주지역총학생회협의회(제총협) 일을 하면서 알게 돼 한 지붕 아래 부부 사이가 됐다.
교직에 입문한 뒤에도 전교조 제주지부 정책실장, 사무처장 등을 하며 학교 현장에서 진보적 의제 실현을 위해 노력했지만, 본인이 정치를 직접 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남편의 당선을 위해 돕던 조력자였지만, 이번에는 역할이 바뀌었다. 아내가 선수로 나섰고, 남편이 조력자로 나서 당선이라는 합작품을 만들어냈다. 고 당선인에게는 여성 최초 교육의원이라는 타이틀도 따라붙는다.
둘은 바라보는 곳, 지향점도 비슷하다. 강 전 의원은 집행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 때문에 목소리를 높일 때가 많지만 논리를 앞세운 비판으로 공무원들조차 “합리적인 진보주의자”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고 당선인은 전교조 출신으로 제주도교육청 장학사, 탐라교육원 교육연구사 등을 통해 ‘참교육’을 향한 소명의식과 함께 실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 당선인은 당선 직후 “우리 아이들이 모두가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제주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두 집안은 제주의 정치 1번지로 불리던 이도2동 선거구를 놓고 자웅을 겨루던 사이다. 제4회(2006년) 때부터 제6회 지방선거(2014년)까지 세 차례 대결해 강 전 의원이 김 전 의원에 ‘2승1패’로 상대 전적이 높다.
부자(父子), 부부(夫婦) 도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일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더 잘했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만큼은 둘 다 같다.
정치인 아버지를 보면서 키운 정치인의 꿈, 진보 정치인 남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정치적 감각. ‘청출어람’이 기대되는 두 정치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