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귀포시민과의 대화서 언급
국토부 일방 추진에 “분노할 수밖에”

15일 서귀포시 너름마당에서 열린 ‘시민들과의 대화’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서귀포시]
15일 서귀포시 너름마당에서 열린 ‘시민들과의 대화’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서귀포시]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제주 제2공항 전략영향환경평가 절차 추진과 관련해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서귀포시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오 지사는 15일 오후 3시 서귀포시청 너른마당에서 열린 서귀포시민과의 대화의 자리에서 제2공항에 대한 질문에 “자존심이 상한다”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했다.

현장에 참석한 성산 주민은 “소문에 의하면 2월 또는 3월에 제주 제2공항 관련 국토교통부 고시가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의견을 달라”며 도지사의 입장을 물었다.

답변에 나선 오 지사는 “수차례 공항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협의와 관련해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희룡)장관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답변을 못 들었다”며 “70만 도민의 도지사인데 자존심이 상한다. 분노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오 지사는 또 “아무리 국책사업이어도 최소한 도지사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자문을 구해야 응당한 일이다. 이런 부분에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며 불편한 심정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법적으로 도지사에게 권한이 주어지고 행사할 수 있는 행정의 영역이 있다”며 “도민에게 이익이 되고 자기 결정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선 2019년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에 나섰지만 환경부는 2차례 보완 요구에 이어 2021년 중요사항 누락과 보완내용의 미흡을 이유로 최종 반려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국토부는 용역을 거쳐 올해 1월 보완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제주도에 공개하지 않아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환경부는 영상강유역환경청 등 6개 전문기관에 검토를 의뢰하고 최근 회신까지 모두 마쳤다. 최종 내부 검토를 거쳐 처리 기한인 3월6일 이전까지 동의 여부를 정하게 된다.

원희룡 장관은 제주도지사 재임 당시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국토부에 찬성 의견을 냈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시절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제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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