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인권위원회와 제주교구가 강희철씨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10년 이상 직접 발로 뛰었고, 이장형.강희철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만들었다.
중앙성당 임문철 주임신부는 23일 강희철씨가 무죄선고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작간첩 사건으로 강희철씨가 제주에서 처음으로 무죄선고를 받았다"며 "제주도는 4.3 이후 일본으로 떠난 재일교포가 많은데 1970년대와 80년대 일본 관련 조작간첩 사건의 10%가 제주도민"이라고 밝혔다.
임문철 신부는 "앞으로 강희철씨 사건을 계기로 많은 조작간첩 피해자들이 명예가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장형.강희철과 함께하는 사람들' 대표인 고병수 신부는 "이장형씨가 무죄를 확인하지도 못한 채 숨졌다"며 "하늘나라에서도 강희철씨의 판결에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수 신부는 "이번 판결은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사법부가 앞으로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병수 신부는 "잘못된 판결로 억울한 옥고를 치르는 많은 피해자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천주교 제주교구 사제단과 인권위원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이반 조작간첩 사건은 제주출신 재일교포 조작간첩 사건들 중 첫번째 진상규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강희철씨 사건은 불법체포와 85일간의 감금.폭행.고문 등에 의해 완전히 조작된 대표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분단된 조국에서 오랜 기간 군사독재를 경험한 우리 국민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려는 군사독재정권들에 의해 희생양이 되어 감옥에 갇히고 죽었다"며 "이런 사건의 피해잔느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수십년간 정권과 하수인들에게 속아 온 우리 국민 모두가 역사의 피해자"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잡고 진정한 민주주의와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모든 사건들의 진실이 반드시 규명되고 피해자들이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며 "정확하고 용기있는 판결을 내려준 법원과 진상규명을 애써온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검찰은 항소하지 말고 법원의 결정을 존중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또 다른 조작간첩으로 피해를 당한 오재선씨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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