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미의 제주여행(20)] 삼매봉해안 절경

▲ ⓒ양영태
서회선 일주도로를 따라 서귀포시내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오름이 하나 보인다.
삼매봉(세미양오름)이다.
삼매봉 남쪽 기슭을 돌아나오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외돌개'가 있는 해안이 나오는데 남제주군 안덕과 중문을 거쳐 서귀포 칠십리에 이르는 주상절리 해안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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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봉 앞(남쪽)을 '망앞'이라 한다. 삼매봉에 봉수대가 있었음으로 망대앞이라는 뜻이다. 망앞에서 외돌개를 향해 조금 가다 왼쪽으로 돌아서면 해송이 우거진 넓은 광장과 잔디가 깔린 절벽이 나온다.
그 곳을 '쉐머리(牛頭, 소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쉐머리코지'라 하는데 이 쉐머리코지 동쪽 해안절벽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높은 언덕과 왕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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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변은 파도가 부서질 때 무지개가 선다고 한다. 무지개의 제주어가 '황오지' 또는 '황고지'다. 그런 해변이라는 말이다. 지형이 황우도강형(黃牛渡江)이라 하여 '황우지(黃牛地)'라고 부른다는 말도 있다.
어떤게 정확한가를 떠나서 부서지는 파도와 서는 무지개를 나타내는 '황오지'가 더 운치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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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의 끝에는 바다로 뻗어 나간 큰 바위가 있는데 이를 신선바위(神仙岩)라 한다. 이 신선바위가 둘러싼 곳에 천연 해수풀장이 있다. 파도의 영향을 덜 받아 수면이 잔잔하고, 바위로 둘러싸여 심산유곡의 '선녀탕'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이 곳은 높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진 황오지와 신선바위, 쉐머리바위 등 크고 작은 여러개의 기암괴석이 둘러싸고 있어서 남주해금강(南州海金剛)이라 일컬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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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오지해변에는 동굴이 파여있다.
일본은 1945년 연합군의 일본 본토상륙에 대비하여 일본 본토 방위를 위한 작전으로 제주도를 결전 7호 작전지역으로 선포한다.
제주도에 사령부를 설치하고 진지구축을 위한 노력동원과 물자공출에 도민들을 강제 동원한다.
황오지에 있는 이 동굴 역시 미군상륙에 대항하기 위한 회천(回天)이라는 자폭용 어뢰정을 숨기기 위해 만든 일본 해상특공대(카미카제)용 인공동굴로써 모두 12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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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돌개'는 왼쪽으로 '쉐머리코지(우두암;牛頭岩)'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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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자리덕' 사이에 형성된 후미진 곳(孤石浦)에 서 있는 수중 갯바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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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외로이 서있는 바위라고 해서 '외돌개'라 하고, 일명 장군석이라고도 하는 바위의 높이는 약 20m, 둘레는 약 10m가 된다.
바닷가에서 파도의 차별침식에 의해 여러개의 해식동굴이 주변에 형성됨에 따라 고립되어 홀로 남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쪽의 쉐머리코지는 평평한 들판 아래 30여m의 깍아지른 수직절벽을 이룬다. 동쪽의 자리덕 바닷가 절벽위에도 넓은 잔디광장이 있어 시민휴식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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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봉 해안에서 서귀포여자고등학교 앞 해안인 돔배낭골까지는 해안선을 따라 높이 15~20m의 주상절리 해안단애가 이어지는 곳이다.
주상절리는 직경이 1m에서 1.5m로 매우 크며 현무암질 용암의 표면에는 벌집형태의 매우 큰 기공이 특징적으로 발달되어 있다.
절리(節理, joint)란 암석에 발달된 갈라진 면(面)으로서 화산암에는 주로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와 판상절리(板狀節理, platy joint)가 발달된다.
주상절리는 용암류에 형성되는 기둥모양의 평행한 절리로서 고온의 용암이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수축작용에 의해 생겨난 '틈'이다.
위에서 보면 일정한 다각형의 형태를 보이는데 대부분이 6각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수축점에서 발달하는 안정각이 각 방향으로 120도가 되어야 하므로 생겨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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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봉쪽 해안은 높이 40여m의 깎아지른 절벽으로 급경사의 수직단애로 된 해안이다. 수직의 해안단애와 해식동굴이 곳곳에 발달되어 있다. 내려가기 어려워 돌아 내려가는 벼랑이라는 '돌아간덕'이나 갑자기 해일이 일었던 벼랑이라는 '물우정' 등 정겨운 이름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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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삼매봉 해안에서 돔배낭골 해안까지 산책로가 만들어 졌다. 외돌개에서 출발하여 목재데크가 깔린 산책로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돔배낭골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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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배낭골 해안 절벽을 따라 내려가면 암반 조간대가 펼쳐져 있다.
돔배낭골은 앞에 돔배(도마) 비슷한 바위가 가로 놓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돔배바위가 파도를 막아주어 어린아이들이 편안하게 수영을 즐기는 곳이다.
절벽의 용암류 바위 사이에서 용천수가 내리면, 물맞이를 즐기던 곳인데, 지금은 물이 말라서 인지 흔적만 보인다. 돔배낭골 동남쪽 앞 바다에는 두 개의 섬인 '가린여'가 있다. 두 개의 작은 여가 나뉘어 있어 '가린여'라 불린다. 이 여는 주상절리로 되어 있으며 대포마을의 베튼개 해안의 여와 그 모양이 흡사하다.
썰물이 되면 넓게 드러나는 암반 조간대에서 헤엄을 치고, 보말을 잡는 아이들과 바위위의 낚시꾼들의 모습이 정겨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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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절벽과 울창한 상록수림, 짙푸른 바다, 동쪽으로는 문섬과 새섬이, 남서쪽으로는 범섬이 한폭의 그림같이 다가 오고, 갈매기 나는 바다에는 유람선이 파도를 헤치며 운항하고 , 해안가 갯바위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피서지이면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평화로움이 있고, 해안 절벽아래에서 절벽 위와 바다의 경치를 동시에 관망할 수 있는 곳, 삼매봉 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다.

※ 양영태님은 '오름오름회' 총무, 'KUSA동우회 오름기행대' 회원입니다. 이 글은 양영태님의 개인 홈페이지  '오름나들이(ormstory.com) 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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