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미의 제주여행(20)] 삼매봉해안 절경
삼매봉(세미양오름)이다.
삼매봉 남쪽 기슭을 돌아나오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외돌개'가 있는 해안이 나오는데 남제주군 안덕과 중문을 거쳐 서귀포 칠십리에 이르는 주상절리 해안절벽이다.
그 곳을 '쉐머리(牛頭, 소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쉐머리코지'라 하는데 이 쉐머리코지 동쪽 해안절벽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높은 언덕과 왕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이 나온다.
어떤게 정확한가를 떠나서 부서지는 파도와 서는 무지개를 나타내는 '황오지'가 더 운치가 있지 않은가?
이 곳은 높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진 황오지와 신선바위, 쉐머리바위 등 크고 작은 여러개의 기암괴석이 둘러싸고 있어서 남주해금강(南州海金剛)이라 일컬어지는 곳이다.
일본은 1945년 연합군의 일본 본토상륙에 대비하여 일본 본토 방위를 위한 작전으로 제주도를 결전 7호 작전지역으로 선포한다.
제주도에 사령부를 설치하고 진지구축을 위한 노력동원과 물자공출에 도민들을 강제 동원한다.
황오지에 있는 이 동굴 역시 미군상륙에 대항하기 위한 회천(回天)이라는 자폭용 어뢰정을 숨기기 위해 만든 일본 해상특공대(카미카제)용 인공동굴로써 모두 12개이다.
바닷가에서 파도의 차별침식에 의해 여러개의 해식동굴이 주변에 형성됨에 따라 고립되어 홀로 남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쪽의 쉐머리코지는 평평한 들판 아래 30여m의 깍아지른 수직절벽을 이룬다. 동쪽의 자리덕 바닷가 절벽위에도 넓은 잔디광장이 있어 시민휴식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주상절리는 직경이 1m에서 1.5m로 매우 크며 현무암질 용암의 표면에는 벌집형태의 매우 큰 기공이 특징적으로 발달되어 있다.
절리(節理, joint)란 암석에 발달된 갈라진 면(面)으로서 화산암에는 주로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와 판상절리(板狀節理, platy joint)가 발달된다.
주상절리는 용암류에 형성되는 기둥모양의 평행한 절리로서 고온의 용암이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수축작용에 의해 생겨난 '틈'이다.
위에서 보면 일정한 다각형의 형태를 보이는데 대부분이 6각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수축점에서 발달하는 안정각이 각 방향으로 120도가 되어야 하므로 생겨난 현상이다.
돔배낭골은 앞에 돔배(도마) 비슷한 바위가 가로 놓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돔배바위가 파도를 막아주어 어린아이들이 편안하게 수영을 즐기는 곳이다.
절벽의 용암류 바위 사이에서 용천수가 내리면, 물맞이를 즐기던 곳인데, 지금은 물이 말라서 인지 흔적만 보인다. 돔배낭골 동남쪽 앞 바다에는 두 개의 섬인 '가린여'가 있다. 두 개의 작은 여가 나뉘어 있어 '가린여'라 불린다. 이 여는 주상절리로 되어 있으며 대포마을의 베튼개 해안의 여와 그 모양이 흡사하다.
썰물이 되면 넓게 드러나는 암반 조간대에서 헤엄을 치고, 보말을 잡는 아이들과 바위위의 낚시꾼들의 모습이 정겨운 곳이다.
피서지이면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평화로움이 있고, 해안 절벽아래에서 절벽 위와 바다의 경치를 동시에 관망할 수 있는 곳, 삼매봉 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다.
※ 양영태님은 '오름오름회' 총무, 'KUSA동우회 오름기행대' 회원입니다. 이 글은 양영태님의 개인 홈페이지 '오름나들이(ormstory.com) 에도 실려 있습니다.
관련기사
양영태 시민기자
ytyang@hc.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