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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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 4 구초롱

▲ 초롱이의 자화상 ⓒ구초롱

<쎌카 찍자!> 시간에 만든 작품이다.
한 장은 자신의 실제 모습, 또 한 장은 자신의 스토리가 묻어나는
이미지를 찍는 수업이었다.
제법 아이들이 보이는 것을 찍을 줄 알게 되었다.
이번 주제는 보이지 않는 것을 형상화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제다. 그만큼 기대도 되었다.

초롱이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 사진 한 가운데 흔적이 있다.

▲ 사진 가운데 껌이 붙었던 자리가 보인다. ⓒ구초롱

"이게 뭐야?"
"벽에 껌 붙어있던 자리예요.
흔적이 제 마음속 상처 같아 보여서 찍었어요."

초롱이는 사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내 기억 속에 초롱이는 굉장히 애틋한 아이였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 하며 살며시 다가와 쪽지를 건네주곤 했다.
늘 환한 웃음이 예쁜 아이였다.
아빠 얘기를 하면서 행복해 하는 감성이 풍부한 아이였다.
빨리 나가서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초롱이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
이곳에는 초롱이 처럼 애틋한 친구들이 많다.
'밥 많이 먹어.'라는 말에 금방 눈물이 맺힌다.
그러다가도 금세 '까르르' 웃는다.
그들의 감성은 극과 극을 달린다.

아이들을 만나러 올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교육시키는 일보다
사랑을 나누는 일, 같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먼저 그들에게 꽃이 되면, 그들은 세상을 향해 더 멋진 꽃이 되겠지.
서로가 서로에게 꽃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
그 마음을 사진이 맺어줬다. /고현주  

                       
   

사진가 고현주씨는 제주 서귀포에서 나고 자라 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사진가인 삼촌덕분에 자연스레 ‘카메라’를 쥐게 됐고 2008년부터 안양소년원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꿈꾸는 카메라>는 2011년 6월 8일부터 2012년 7월 19일까지 프레시안에서 연재됐던 것을 고현주 작가와 프레시안의 동의를 얻어 앞으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제주의소리>에서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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