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안테나를 세우면 그게 곧 창의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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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선화
ⓒ황수선화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 5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 ⓒ황수선화

 

"빛의 세계에서 시각이란 선물이 삶을 풍성하게 하는 수단이 아닌
단지 편리한 도구로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유감스런 일이다"

헬런켈러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란 책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매일 드나드는 집.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 가족들, 매일 보는 사물들, 매일 걷는 동네.
우리 몸에 안테나를 세우고 보면 놀라운 세상이 보인다. 놀라운 사람들이 보인다.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 ⓒ황수선화

황수선화가 찍은 딱풀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딱풀뚜껑이다.

<내가 관찰한 것 찍기>시간에 만든 작품이다.
최소한의 색상과 단순한 형태로 대상의 본질만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했다.
미니멀리즘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황수선화의 작품 접근에 내심 놀랐다.

눈은 이미 작은 뇌의 기능을 한다.
눈으로 빨아들인 정보는 뇌에 화석처럼 박혀 어떤 사물을 봤을 때
연상하고, 이미지화 한다.
눈은 모든 감각 중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파워풀한 감각이다.
눈이 있다는 것은 본다는 것이고, 본다는 것은 인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식의 틀에 갇히면 보기는 하나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본다는 것은 자유와 구속의 경계이다.

황수선화는 인식의 틀을 벗어난 눈으로 딱풀을 바라봤다.
황수선화는 딱풀을 찍었지만 그녀가 찍은 것은 딱풀이 아니다.
'보름달'일 수 있고, '자신이 되돌아갈 둥지'일 수도 있다.
수선화는 풀 너머 그 이상의 것을 봤다.
자유롭게 보고 잘 찍었을 뿐이다.

어떤 시인에게 물었다.
"선생님처럼 글을 잘 쓰려면 어떡해야 되요?"
"사물을 잘 보면 돼."
딱 한 마디!

나도 아이들에게 꼭 같은 말을 전한다.
"잘 보면 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이 창의력이다. /고현주

                       
   

사진가 고현주씨는 제주 서귀포에서 나고 자라 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사진가인 삼촌덕분에 자연스레 ‘카메라’를 쥐게 됐고 2008년부터 안양소년원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꿈꾸는 카메라>는 2011년 6월 8일부터 2012년 7월 19일까지 프레시안에서 연재됐던 것을 고현주 작가와 프레시안의 동의를 얻어 앞으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제주의소리>에서도 소개합니다.            

<제주의소리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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