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 칼럼] 인기 짱짱, 일본 해녀

 

▲ NHK 드라마 'あまちゃん' (아마쨩)의 이미지컷.

요즘 일본에서 해녀들의 인기가 급상승 하고 있다. 그 인기를 업고 깃발 한번 올려 보려는 지방 도시들, 이거 무언가 심상치 않게 움직이는 것 같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는 소리가 절로 난다.

우선 인기의 기폭제는 일본 NHK방송의 아침 드라마 「あまちゃん (아마쨩)」이다. あま(아마)는 한국말로 해녀라는 뜻이다. 시청률이 20%를 넘기는 인기 드라마 반열에 들어갔으며, 지금도 진행 중인 연속극이다.

배경은 일본 동북지방 이와데 현(岩手縣)의 어느 시골 어촌이다. 60대의 할머니, 40대의 엄마, 여고생인 딸 셋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여고생 딸이다.

60대 할머니가 해녀다. 제주도의 여느 어촌처럼 동네에서 비실비실한 남정네들을 혼내고 일을 시키는 용감한 해녀들 가운데 왕초가 60대 할머니이다.

40대 엄마. 처녀 때 동경이 좋다고 가수가 되겠다며 상경해 가수는커녕 이곳저곳에서 험한 풍파를 겪다가 딸 하나 데리고 산다.

고등학생인 딸을 데리고 친정에 왔는데, 딸이 할머니의 물질에 반해 버린다. 자기도 해녀가 되겠다며 조르면서 학교도 옮기고 엄마와 함께 외가로 돌아온다. 마을에서는 너무나 오랜만에 여고생 해녀 지망생이 나타났다며 발칵 뒤집힌다. 온갖 것을 동원해 딸을 애지중지 보살핀다. 최근엔 그 여고생 딸이 연예인이 되겠다며 동경으로 상경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 동경에서 한창 고생중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40여 년 전 우리의 모습과 많이 겹쳐진다.

1970~80년대, 우리들 중 누구라도 서울에 가고 싶어 했다. 갈 수 있는 길은 공장에 취직을 해서 공순이 공돌이가 되거나 공부를 아주 잘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을 하는 길 밖에 없었다. 그토록 서울을 동경 했다. 공순이의 반대말이 공돌이가 아니라 여대생일 정도 였다.

해녀 할머니의 동생뻘 되는 해녀들은 30여 년 전 탑동 해녀 왕초인 우리 어머니를 “성님, 성님”하고 부르며 따랐던 해녀 삼촌들 바로 그 모습이었다.

이 3세대 여성들의 이야기.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자 ‘해녀’ 인기까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요즘 해녀들은 그야말로 금싸라기다.

일본 해녀 숫자는 1931년에 1만2913명, 1956년에 1만7611명, 1978년에 9134명, 2010년에 2174명으로 뚝 떨어졌다. (2013년7월15일 일본경제신문, 수산청조사를 기본으로 한 바다박물관 통계)

한국 해녀들은 제주도 해녀이거나 육지에 있는 해녀들도 제주도 출신들이다. 반면에 일본 해녀들은 일본 전국에 있다. 제일 많은 곳이 미에현(三重縣)으로 973명이다. 물론 평균 수평도 60세를 넘어서고 있어서 앞으로 10년 지나면 뚝 떨어진다는 예측이다. 어떻게 해 보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으며, 잘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쓸 수 없을까 모색하고 있다.

이시가와현(石川縣) 와지마시(輪島市)에서는 해녀 정상회담(해녀 서밋)를 올해 10월 한단다. 일본 전국에서 100여명의 해녀를 초빙하고, 우리 제주도의 해녀들도 초빙할 예정이란다. 목적은 해녀문화 계승의 기운을 높이고, 지역 활성화에도 한몫을 하겠다는 것이다.

7월 8일 전국 현직지사회의에서 미에현 지사와 이시가와현 지사의 의견을 맞대 해녀 정상회담에 현직 지사들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동네가 미에현(三重縣)이다. 해녀보존회를 만들었고, 국가 문화재로 등록시켰으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록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유네스코’까지다.

해녀가 제일 많고 또 관광으로도 많은 활용을 하고 있는 곳이다. 해녀가 없게 되면, 이 동네의 상징이 하나 없어지는 위기감에 놓이게 된 것이 원인이다. 어쩌면 우리 제주도도 마찬가지 상황이건만, 우리 제주도는 이런 위기감을 가지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또 이들이 유네스코에 등록이 되고나면 우리는 먼 하늘만 쳐다봐야 될 실정을 우리 제주도는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 신재경 세이비(成美)대학 교수.

한 가지 우리가 배워야 될 것도 있다. 해녀들 어장에 있는 물건들이 최고 때 보다 약 1/4이하라고 한다. 전복 등 수산자원을 지키고 숫자를 증식시키려고 해초 등을 확충하는 작업도 같이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신재경 세이비(成美)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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