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지질트레일] (2) 산방산-용머리해안 코스 5일 개장, 지역경제 이바지 과제

천만 관광객 시대에 접어든 제주에서 '지질 관광'과 '생태 관광'의 결합이 승부수로 뜬다. '유네스코'를 내건 브랜드 활성화 사업의 일환인'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이 개장했다. <제주의소리>가 80만 년 만에 베일을 벗은 지질트레일을 3차례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

 

 ▲ 5일 열린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길열림 행사.

2011년 고산 수월봉 지질트레일(걷는 길)에 이은 두 번째 지질트레일, 안덕면 ‘산방산-용머리해안’ 코스가 5일 정식으로 개장했다. 80만년전 용암이 만든 산과 바위, 해맑은 바다, 숨쉬는 곶자왈 등 제주의 고유한 모습을 한 곳에 모아둔 도보 코스가 선보이면서 제주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지질트레일에 모아지는 관심만큼 지역경제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가 파급될지 과제로 남겨졌다.

제주관광공사(사장 양영근)가 5일 개최한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길 열림행사는 오전 9시 30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인 용머리해안 주차장이 사람들로 가득 찰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참여한 탐방객은 500명을 훌쩍 넘었으며 길 열림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지는 인파로 성황을 이뤘다.

  ▲ 5일 열린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길열림 행사.

우근민 제주도지사, 양병식 서귀포시장도 지질트레일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참석했으며, 양영근 제주관광공사 사장, 강만생 세계지질공원 지질트레일 추진위원회 위원장, 스즈끼 미츠오 주제주일본국 총영사를 비롯해 이규성 국립공원관리공단 사무국장, 조규성 한국지구과학회 회장, 류춘길 한국지질환경연구원 원장, 김성민 한국농식품융합연구원 원장, 허민 대한지질학회 부회장, 윤성효 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학과 교수, 손영관 경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국내 지질 분야 전문가들도 자리했다.

특히 지질공원을 활용한 경제적 이익을 마을주민에게 돌려준다는 ‘지질관광’의 취지에 맞게, 사계리-덕수리-화순리 등 지질트레일 인근 주민들도 참석했다. 김정두 사계리장, 문성실 덕수리장, 임상렬 화순리장을 비롯해 부녀회장, 어촌계장, 노인회장, 청년회장 등이 대거 참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풍물패의 경쾌한 풍물소리로 길 열림행사가 끝나면서 동시에 본격적인 탐방행사가 시작됐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탐방객들은 용머리해안 주차장을 시작으로 사계포구, 사람발자국화석, 단산, 산방산을 돌아 다시 출발지로 오는 14.5km의 A코스를 걸었다.

 

 ▲ 용머리해안.

 

  ▲ 용머리해안과 산방산.

10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탄생한 용머리해안에서는 거센 바람에 철썩이는 파도를 마주하며, 기이한 해안바위에 눈길을 사로잡혔다. 형제섬을 바라보며 걷는 사계해안은 왜 이곳이 제주도에서 가장 손꼽히는 바다경관인지를 알게 하고, 제주도무형문화재 4호로 지정된 대정향교와 단산 또한 고유의 매력을 자랑한다. 어디를 걷던 듬직하게 바라보는 산방산의 경관은 화룡점정으로 불릴 만하다. 코스마다 배치된 마을지질해설사들은 경관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며 이해를 도왔다.

A코스에서 사람발자국 화석, 대정향교, 불미마당 등 문화, 역사를 느낄 수 있다면, 화순리를 끼고 도는 B코스는 산방굴사, 금모래해변, 화순곶자왈 등 제주도 자연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탐방시간은 A코스가 4시간, B코스는 4시간 30분 내외로 예상된다.

 ▲ 형제섬이 보이는 사계리 해안에서 탐방객들이 마을지질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사계리 해안길.

 

 ▲ 단산.

세계지질공원을 지정하는 유네스코는 지질공원의 의미에 대해 ‘과거로부터 배우고 익혀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2010년 유럽지질공원 총회)이라고 정의했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또한 이 같은 정의에 충족하는 모습을 갖추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지질트레일 추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마을주민 중심으로 자생적 관리운영 방안에 많은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이 제주관광공사의 설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사계리, 덕수리 등 지역주민들도 내 고장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희망하면서 동시에 지역경제에도 영향이 파급됐으면 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다만 주민들의 소득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기까지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사계리, 덕수리, 화순리 제과점에서 판매될 예정인 지오푸드. 용머리해안과 하모리층을 형상화한 카스테라, 쿠키 등이 선보인다.

 

 ▲ 제주지질공원 명칭과 엠블렘을 사용해 판매될 지역특산품 제품.  

용머리해안, 하모리층의 모습을 본떠 만든 카스테라, 쿠키 등의 지오 푸드(Geo Food)는 인근 마을 제과점에 표준 레시피가 제공돼 상품화를 앞둔 상태이고, 지역특산물로 만든 음식, 반찬은 이날 길열림행사장에서 선보인 이후에 앞으로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 마땅한 대책이 고민돼야 할 부분이다. 지역주민이 투입되는 지질해설사의 처우개선 문제도 과제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양영근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지질공원으로 인해 지역주민, 농수축산업 종사자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 유네스코의 취지다. 탐방객은 지질트레일을 찾아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지역주민은 이곳을 지키는 선순화적 구조가 만들어질 것”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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