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근 칼럼> 크루즈 산업육성법의 조속한 통과를 바라며 

지난 한 해 한국을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2011년 15만명에 지나지 않던 크루즈 관광객이 불과 3년 만에 6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한국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크루즈관광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중국인 크루즈 관광 수요 급증이다.

세계 최대 크루즈선사인 카니발그룹은 아시아 크루즈 시장이 2020년 700만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상하이, 톈진 등 국내 4개 항을 크루즈 허브항으로 개발해 외국 크루즈선사들이 전용 사용토록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자국 크루즈선도 벌써 두 척 취항했고 올해 4척이 추가로 취항한다는 소식이다. 일본도 크루즈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루즈 산업 육성은 국가 차원의 정책적·제도적 뒷받침이 큰 몫을 차지한다. 우리나라가 크루즈 중심으로 도약할 것인가 낙오할 것인가를 결정 지을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전략적 판단과 적극적 대책이 필요한 때다. 2013년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크루즈법)' 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으나 안타깝게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크루즈법을 둘러싼 논란은 크게 두 가지로 선상 카지노 허가 여부와 크루즈선 안전 문제다. 전 세계 대부분의 크루즈는 선내 카지노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장시간 항해하는 크루즈선 특성상 승객에게 다양한 선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각종 부대시설은 필수적이다. 카지노 시설 또한 편의시설 중 하나다.

중국 국적 크루즈선도 본토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카지노를 허용해 자국민이 이용하고 있다. 이는 선상 카지노를 도박이 아니라 여가시설로 간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카지노를 도박으로 이용하려면 굳이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크루즈선에 승선할 이유가 없다. 정선, 마카오 등 카지노 전용시설은 세계 곳곳에 즐비하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크루즈법의 선상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으로 내국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해상에서만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 크루즈선에 출입하는 한국인의 통제가 어려운 실정임을 고려할 때 국내법을 적용받는 국적 크루즈선 카지노는 엄격히 통제해 사행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크루즈법의 또 다른 논란은 안전 문제다. 크루즈선은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정한 까다로운 안전기준을 지켜야 하고 기항하는 국가에서 안전기준 이행 여부를 수시로 점검받는다. 항차마다 출발하기 전에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대피훈련 실시가 의무화돼 있고 이에 따르지 않는 여객은 하선 조치되는 것이 대표적인 안전대책이다.

201501081740265424_l.jpg
▲ 김의근 제주국제대 교수·제주국제크루즈포럼 조직위원장.

외국 크루즈선 기항 증가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만 안주해서는 안된다. 국적 크루즈선사를 육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국내 크루즈 산업 저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조속한 통과가 그 시금석이 될 것이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김의근 제주국제대 교수·제주국제크루즈포럼 조직위원장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