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담, 디자인으로 제주를 담다] (2) 제주 밭담 자수 작품 선보인 '쥬데마르카'
 
제주인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제주 밭담’은 국가중요농어업유산, 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 제주미래산업의 핵심 콘텐츠로 주목받으며 다양한 사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제주연구원 제주밭담 6차산업화사업 기반구축사업단(단장 강승진)이 지난 9월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을 활용한 기념품 디자인 공모전으로 제주 밭담과 관광기념품과의 접목을 시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참신성과 예술성으로 이번 디자인 공모전에서 선정된 8개 작품과 참여 작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주데마르카02.jpg
▲ 쥬데마르카 조은주 대표가 제작한 '정성어린 제주밭담'.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을 활용한 기념품 디자인 공모전에 최종 선정된 8개 작품 가운데 쥬데마르카의 ‘정성어린 제주밭담’은 돌 하나하나를 정성들여 쌓아올린 제주 밭담을 자수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쥬데마르카(Jeu de markaa)는 재미의 라는 프랑스어 ‘Jeu de’와 조은주 대표의 영어 이름 ‘markaa’의 합성어이다. 위트를 듬뿍 담아 재미있는 패브릭 소품을 만드는 1인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제주의 자원들을 활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제주’ 라인과 일상 자원들을 활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재미’ 라인. 이렇게 2가지 라인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주데마르카01.jpg
▲ 조은주 쥬데마르카 대표.
조은주 대표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제주적인 것들이 곧 자신의 일상이라고 소개한다. 스스로도 제주 라인 제품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쥬데마르카는 패브릭소품을 내건 브랜드이다 보니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원단을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있다. 직접 그린 그림이나 촬영한 사진들을 컴퓨터 작업을 거쳐 패턴 디자인을 하고 원단을 출력한 뒤에 이를 파우치, 가방, 액자 등의 패브릭 소품으로 만들어내는 것. 여기에 판을 제작해 실크스크린을 하거나 자수를 이용한 패브릭 소품들도 제작하고 있다.

조 대표는 “기념품을 제작하기 전에는 영감의 원천이 되는 기본적인 자원을 실물이나 사진으로 많이 봐둔다. 그 자원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자원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뽑아내는 데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제주 밭담 축제가 열리는 건 알고 있었지만 ‘머들장’ 공모전 소식은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제주에서 열리는 많은 축제나 프리마켓에 가보면 그에 걸맞은 기념품들이 없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밭담축제 특히 <머들장>은 축제에 따른 기념품 제작 공모를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작품을 구상해 공모에 응했다.

조 대표가 제주 밭담에 꽂힌 두 가지 중 하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색감이었고 또 하나는 돌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쌓았다는 점이다. 어떤 방법을 활용해야 특징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자수’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 동안 제주 밭담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나 그림엽서는 다수 제작됐지만 자수 작품은 흔치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직접적으로 색감을 드러낼 수 있고 정성스레 쌓은 돌담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최근 들어 자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과 접목해 실용성을 높였다.
 
조 대표는 “자수는 정성을 들여야 하는 작품이기에 말 그대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느라 시간을 오래 들여야 했다. 작업하면서 정성스레 쌓아올린 밭담의 정신을 간접적으로나마 겪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제주 미래산업의 핵심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제주 밭담이 대중화되기 위해서 조 대표는 ‘노출’을 꼽았다. 

조 대표는 “여러 가지 모습과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밭담의 모습들을 자주 노출시키고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소중하고 가치가 있어도 사람들이 몰라주면 소용없으니 자주 노출해 많은 사람들이 제주 밭담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쥬데마르카는 현재까지 10가지 정도 되는 제주의 자원들을 활용해 제품들을 작업해 왔다. 앞으로 더 많은 자원들을 발굴하고 새롭게 디자인해 제품을 제작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주에만 머무는 브랜드가 아닌 전국,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브랜드로 성장해 제주 기념품을 소개하고 싶다는 것.

조 대표는 “누구나 아는 제주의 자원보다는 ‘이런 것도 제주에 있었어?’라고 생각이 드는 희소성 있는 자원들을 찾아내고 싶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 기념품이 아니라 전국 혹은 해외 다양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