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3시 여론조사 관련 입장 발표 예정...찬반 의견 표명 따라 도민갈등 증폭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와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오늘(10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10일 제주도는 이날 오후 원 지사 주재로 정무부지사와 공항확충추진단장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국토부에 제출할 제2공항 관련 의견서를 최종 확정 짓기로 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도청 4층 탐라홀에서 원희룡 지사가 직접 제2공항에 대한 제주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대면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실무진은 제2공항 추진과 반대, 중립적 판단 등 세 가지 시나리오별 문서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석 논란을 없애기 위해 문구 수정에도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알려졌던 중립 입장과 달리 원 지사가 찬반 한쪽의 의견을 명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국토부에도 원지사의 찬반 의중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도민 갈등은 물론 정치적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원 지사는 그동안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입장표명을 미뤄왔다. 

더욱이 원 지사와 좌남수 도의회 의장은 2020년 11월11일 도청 기자실에서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를 발표하면서 찬반 갈등 유발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 합의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작성된 합의문 4조에 ‘도민 의겸수렴  제주특별자치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동안 제2공항의 필요성을 언급해 온 원 지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찬성 입장을 밝힐 경우 직접적인 갈등 유발행위로 간주돼 도의회와 전면적 충돌도 불가피해진다. 

고영권 정무부지사는 “아직까지 입장이 정리되지는 않았다. 오후에 도지사 주재로 회의를 열어 결정할 것”이라며 “더이상 미룰 생각이 없다. 오늘 중 국토부에 의견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제2공항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 왔다”며 “여론을 전달하면 최종 판단은 도지사가 결정한다. 그에 따른 입장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오후 3시 도청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국토부는 앞선 2월26일 공문 하나를 제주도에 보냈다. 당시 국토부의 요구는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에 대한 입장과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한 입장 두 가지였다. 기일은 3월10일로 정했다.

2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한 곳은 찬성 43.8%, 반대 51.1%, 다른 조사기관은 찬성 44.1%, 반대 47%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제2공항 후보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각각 64.9%, 65.6%로 반대 31.4%, 33.0%에 절대 우세를 보였다.

제주도는 여론조사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며 도의회와의 협약에 따라 2월23일 여론조사공정관리공동위원회를 거쳐 보고서만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의 추가 입장 요구에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정부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여론이 불거졌다. 제주도의 의견서 내용에 따라 국토부의 향후 추진 방향도 정해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환경부와 마지막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벌이고 있다. 환경부는 조류충돌 가능성과 동굴, 숨골 조사, 법정 보호종 조사가 미흡하다며 두 차례 보완을 요구한 상태다.

변창흠 국토부장관은 2월22일 열린 제384회 국회 임시회 제5차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에 국토부 의견을 가미해 환경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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