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20년 만에 돌아온 제주...“이제는 섬 문화 연구”
개관 20년 만에 돌아온 제주...“이제는 섬 문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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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人터뷰] 이재열 국립제주박물관장, 개관 당시 학예사서 20년 후 관장으로 돌아와
이재열 국립제주박물관장. ⓒ제주의소리
이재열 국립제주박물관장. 2001년 6월15일 국립제주박물관 개관 당시 학예사로 근무했던 그가 20년만에 관장으로 발령받고 제주에 돌아왔다.  ⓒ제주의소리

이재열 국립제주박물관장에게 제주는 여러모로 특별한 곳이다. 허허벌판에 국립박물관 건물이 세워지며 개관할 때까지 지난한 과정을 몸소 겪었고, 개인적으로는 기다리던 첫째 자녀를 안겨준 뜻 깊은 장소다. 이렇게 다양한 추억을 간직한 제주로 20년 만에 돌아온 소감은 가슴 벅찬 “영원히 이어져 있는 인연”이다.

올해 1월 1일자로 취임한 이재열 관장은 20년 만에 제주 복귀인 동시에, 박물관의 20번째 생일을 준비해야 하는 위치다. 2000년 4월 개관 준비팀으로 발령받은 젊은 학예연구사가 어느새 박물관 운영 최고 책임자인 관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2001년 6월15일이 국립제주박물관 공식 개관일이다. 개관 2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그는 [제주의소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국립제주박물관이 제주의 역사·문화를 구명하는 종합박물관으로서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국내외 다른 섬과 비교하며 ‘제주 섬 문화’를 특성화 연구해야 한다”고 박물관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했다.

더불어 개관이 1년 넘게 미뤄진 복합문화관이 10월부터 정상 운영하기 시작하면 어린이박물관, 실감영상관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갖추고 도민들과 만나겠다는 포부다.

이재열 관장은 무엇보다 “그동안 박물관이 제주도민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많은 한계점이 있다는 것 또한 잘 이해하고 있다”며 “명실상부한 도민의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고, 편하며, 머무를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열 관장은 동국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전공했으며 경북대학교 고고인류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국립청주박물관·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 등에서 근무하고 국립춘천박물관과 국립대구박물관의 학예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제주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고 알고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개관 멤버라고도 알려졌는데, 어떤 인연인가?

이재열 국립제주박물관장  ⓒ제주의소리
이재열 국립제주박물관장 ⓒ제주의소리

A. 국립제주박물관 개관을 위해 처음 제주에 온 때는 2000년 4월이다. 처음에는 출장 형태로 근무를 시작했으며, 직제가 완비된 8월경 정식 발령을 받았다. 당시 출장 근무자로 학예직에서는 초대 조현종 관장과 제가, 행정직은 박찬석 사무관(과장)과 변상봉 주무관이 함께 했다. 당시 박물관 건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현재의 관사를 우선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 4명이 함께 근무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후 더 많은 직원들이 추가돼 동고동락하면서 2001년 6월 15일 국립제주박물관이 개관했다. 

그렇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만들고 개관을 담당한 제가 20년이 지나 다시 오게 된 이 상황이 더욱 감개무량하다. 이러한 상황이 제주와 국립제주박물관이 제 개인적으로도 영원히 이어져있는 인연인 듯 느껴진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제주는 1997년 신혼여행지였고 첫째 아기가 잉태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아기를 몹시도 기다렸던 어려운 시기였는데, 설문대할망과 삼승할망께서 한라산의 정기로 축복해 주신 것 같다. 아내와 나는 우리 가족의 원천이 한라산이며, 제주라고 믿고 있다.

Q. 개관을 지켜본 국립제주박물관이 어느새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성인이 된 것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A. 개관 20년이 그리 오래된 연륜은 아니지만, 개관 당시 도민의 숙원 사업으로 설립이 확정된 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약 8년여 이상 지나서 개관하게 된 긴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당시 개관 준비팀으로 실무를 담당했던 제가 20년 만에 관장으로 부임하게 된 것에 대해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때보다 환경과 여건 등 많은 것이 발전했는데, 제주박물관을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복합문화관 신축 공사는 6월중으로 최종 완공되며, 10월 개관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에 있다. 이 개관 행사가 2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의 자리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준비하는 특별전시에서는 그간의 20년을 돌아보면서 미래에 대한 역할과 활동 방향을 도민들과 함께 모색해보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복합문화관 안에 어린이박물관이 만들어지는데, 제주의 산·들·바다를 터전으로 생성된 제주의 전통문화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조성하고 있다. 제주 어린이와 제주를 방문한 어린이들 모두 제주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또한 표해·표류 문화와 관련한 디지털 실감영상실을 조성하고 있다.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27호인 제주 선비 장한철의 ‘표해록’을 중심으로 험난했던 표류의 여정을 첨단 디지털기법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기존의 박물관과는 다른 흥미롭고 재미있는 실감영상실로 만들어질 것이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감안해 다양한 개관 공연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데, 도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국립제주박물관 전경. 출처=국립제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전경. 출처=국립제주박물관.
복합문화관 건물 외부 모습. 
국립제주박물관 복합문화관 조감도. 출처=원양건축 누리집.
국립제주박물관 복합문화관 조감도. 출처=원양건축 누리집.

Q. 20년이란 시간 동안 박물관이 제주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다고 보나. 덧붙여 포스트 코로나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추구·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A. 처음 국립제주박물관이 개관했을 당시에는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대학교 박물관만이 운영되고 있었다. 지금 제주에는 무수히 많은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는데, 모든 박물관들이 각각의 정체성과 역할을 다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국립제주박물관도 그 동안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정리하고 알리는 많은 특별 전시와 조사 연구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는 곧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중점적으로 구명하는 종합박물관으로 시작한 셈이다. 그래서 제주 자체의 역사적 맥락과 전통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접근에 비중을 뒀다. 

하지만 최근 ‘제주 섬문화’에 대한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는 제주 자체의 다양한 분야의 정체성에 대한 접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모습이다. 다른 지역과의 비교학적 영역에서 제주의 특성을 살펴보는 차원으로 발전됐다고 할 수 있다. 즉, 제주의 섬문화, 한국의 섬문화, 세계의 섬문화 차원으로 접근의 틀을 확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측면이 향후의 국립제주박물관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며, 도민들과 함께 내실 있고 유의미한 연구와 성과를 도출해야 될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활동 성과는 많은 제주지역 박물관들과 지역 문화계 등 지역사회와 상호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와는 별도로 그동안 도민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많은 한계점이 있다는 것 또한 잘 이해하고 있다. 전체 입장객 가운데 도민 비중이 약 20%에 그치고 있는 현상에서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향후에는 학술조사나 연구사업 뿐만 아니라 명실상부한 도민의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고, 편하며, 머무를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가장 큰 사회 문제인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영역에서 비대면 경향의 강조는 박물관 운영과는 매우 반하는 어려운 상황을 던져주고 있다.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특성이 있다. 그래서 방역과 보건에 충실한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에도 소홀히 할 수는 없겠지만, 문화재 같은 실물자료 중심의 현장과 관람객 혹은 교육행사 참여자 등이 실시간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방식의 프로그램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교하고 안전한 운영이 전제돼야 하겠다. 그래서 많은 참여자를 의도하기보다 적정의 소수 참여자이더라도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재열 관장.

Q. 앞서 언급했지만 복합문화관 개관 소식이 늦어졌다.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해달라.

A. 신축 시설인 복합문화관은 원래 계획보다 약 1년 이상 지연됐다. 공사 기간 중 건축 시행사와의 문제 등으로 중단되는 등 불가피한 상황들이 많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모든 문제를 정리하면서 재착공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올해 6월 중으로 제주시로부터 건축물 사용 승인을 받으면 모든 건축 공사는 끝난다. 내부에 조성 중인 어린이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특별전, 실감영상관, 다목적교육실 등의 준비를 마치는 10월 중으로 정식 개관해 도민 여러분들이 정말 유익하게 관람하도록 만들겠다.

Q.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겨 달라.

A. 앞서 말했듯이 도민 관람률이 낮은 것은 모두 박물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도민들이 관람하고 쉴 수 있는 친숙한 공간으로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새롭게 변화하는 국립제주박물관에 격려와 당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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