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 누락된 버들일엽 서식...제주 환경단체, 사업 중단 촉구

제주시 구좌읍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 부지에서 발견된 희귀종 보호식물 버들일엽. 사진=곶자왈사람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 부지에서 발견된 희귀종 보호식물 버들일엽. 사진=곶자왈사람들 ⓒ제주의소리

곶자왈 훼손과 생태계 교란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부지에서 새로운 보호종 희귀식물이 추가 발견됐다.

제주지역 환경단체들은 환경영향평가심의를 앞둔 상황에서 곶자왈 보전정책에 반하는 사업계획을 무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30일 (사)곶자왈사람들에 따르면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소재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부지에서 최근 버들일엽의 서식이 확인됐다. 

버들일엽은 양치식물로 희귀식물 중 위기종인 생태계 2등급 기준종으로, 제주에서는 동백동산과 서귀포 일부 계곡에서 확인되는 매우 보기 드문 종이다. 사전에 실시된 환경영향평가서에도 버들일엽의 서식 기록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해당 부지에는 전세계적으로 제주에서만 자생된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해 금새우난초, 백서향, 나도고사리삼, 새우난초, 백량금 등 10여 종의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실제 환경단체들은 지난 4월 환경영향평가 심의 과정에서 사업 부지에 위치한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12곳을 추가 확인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해당 부지의 생태자연도를 대부분 1등급 권역으로 상향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 환경단체들은 해당 부지의 생태적 우수성이 인정된 만큼 사업지를 곶자왈보호지역에 포함시키고 사업계획을 반려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 부지 내 곶자왈. 사진=곶자왈사람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 부지 내 곶자왈. 사진=곶자왈사람들 ⓒ제주의소리

곶자왈사람들을 비롯해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사)제주올레, 유한 D&S,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특)자연환경국민신탁 등은 30일 공동성명을 내고 "제주도는 사업예정지의 입지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 사업은 2015년 사업추진 시점부터 논란이 된 사업이다. 애초부터 환경적으로 입지가 타당하지 않은 곳에 계획을 했기 때문에 조사가 거듭될수록 보호종이 추가 확인되고 있다"며 "다시 조사가 이뤄지면 또 다른 보호종이 나올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호돼야 될 곳에 개발사업 허가를 내준다는 것은 곶자왈 보전정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 7월 28일 제주도는 곶자왈 경계 및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해 의견수렴 중에 있다. 사업예정지의 생태적 우수성을 생태계 등급에 반영 하고 곶자왈보호지역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추진 중인 제주자연체험파크는 과거 사파리월드에서 명칭을 바꾼 개발사업으로, 74만4480㎡부지에 자연체험을 테마로 한 관광휴양시설, 숙박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고배를 마신 환경영향평가심의가 오는 10월 1일 다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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