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75주년] 재건 서북청년단, 알고 보니 ‘극우 유튜버’
4.3희생자유족회 “오늘 말고 추후 따로 만나겠다” 설득

스스로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 대장이라고 칭하는 정함철씨가 4.3의 역사가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스로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 대장이라고 칭하는 정함철씨가 4.3의 역사가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살 원흉’ 후예 자처한 서북청년단, 고작 3명이서 추념식 훼방 난리법석"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거행되는 제주4.3평화공원에 자칭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가 나타나 훼방을 놓았다. 이들은 “4.3의 역사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면서 유족들을 비롯한 도민들을 분노케 했다. 

3일 오전 7시25분께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라고 밝힌 3명이 승합차를 타고 4.3평화공원에 와 4.3을 ‘무장폭동’이라고 주장하며 추념식장을 찾은 유족들과 도민들을 자극했다. 

서북청년단은 4.3 당시 군경과 함께 제주도민들을 대량 학살해 ‘인간 백정’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악명을 떨쳤다. 이날 현장에 나타난 이들은 과거 서북청년단의 후예임을 자처하며 자신들을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로 지칭했다.

하지만 이날 이들이 보인 행태는 추념식장을 찾은 유족과 도민들을 자극하며 유튜브 조횟수 올리기에 급급한 ‘극우 유튜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에 분노한 제주 시민사회가 이들을 둘러싸 항의하자, 경찰이 막아서 보호했다. 

또 4.3희생자유족회 관계자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중재하면서 경찰이 서북청년단과 대화를 시도했다. 

서북청년단은 “4.3유족회 관계자와 직접 대화하겠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정함철씨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4.3 유족과 도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정함철씨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4.3 유족과 도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스스로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 대장이라고 밝힌 정함철씨는 유튜브를 통해 집회 현장을 생중계하면서 유족과 도민들을 자극했다. 

제주시민단체 회원들은 “4.3평화공원에서 나가라”, “4.3 당시 민간인을 학살한 서북청년단 이름으로 이곳에 올 수 있느냐”, “남의 집 제삿날 훼방 놓는 것 아니냐”, “수만명의 영령이 분노한다”고 격렬히 항의했다. 

그럼에도 정함철씨는 “4.3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저들”이라고 망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오늘 무조건 이 자리에 서북청년단의 깃발을 꽂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치가 계속되자 4.3유족회 박영수 감사가 정씨와 직접 대화에 나섰다. 정씨는 4.3유족회 관계자와의 면담을 다시 요구했고, 박 감사는 추후 만나겠다고 약속하면서 설득했다. 

4.3유족회 관계자가 ‘화해와 상생’을 언급, 4.3의 역사를 왜곡하는 서북청년단과 면담을 약속하면서 서북청년단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4.3평화공원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박영수 4.3유족회 감사가 정씨를 설득하고 있다. 
박영수 4.3유족회 감사가 정씨를 설득하고 있다. 
4.3유족회의 설득으로 4.3평화공원에서 철수하는 정씨 등 3명.
4.3유족회의 설득으로 4.3평화공원에서 철수하는 정씨 등 3명.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