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조심기간 5월15일까지 자제 요구
제주시, 5월 중순 ‘달집태우기’ 검토

산림청이 이달로 예정된 들불축제 소원지 태우기에 제동을 걸면서 제주시가 시점과 방식을 두고 추가 논의에 들어갔다.
19일 제주시에 따르면 들불축제 기간 모인 소원지 태우기 행사를 위해 산림청에 의견을 타진했지만 5월 중순까지는 자제해 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주시는 지난해 강원과 영동지역 대형산불이 발생하자, 들불축제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올해도 동시다발적인 산불 영향으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 행사를 취소했다.
2년 연속 행사장에 ‘불’이 사라지면서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직접 작성한 ‘소원지’도 갈 곳을 잃었다. 제주시는 해마다 달집태우기를 통해 소원지를 재와 함께 하늘로 날려 보냈다.
달집태우기는 대보름에 부정과 질병, 액운 등을 살라버리는 정화의 상징이다. 선조들은 달집이 탈 때 고루 한꺼번에 잘 타오르면 풍년이 온다고 믿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달집태우기가 취소되면서 5만 장에 이르는 소원지가 새별오름 창고에 그대로 쌓여 있다. 무게만 500kg에 달하는 양이다.
제주시는 저마다의 희망과 소원성취가 담긴 소원지를 태우기 위해 4월 중 새별오름 현장에서 소규모 달집태우기 행사를 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산림청이 시점을 문제 삼으면서 행사가 늦춰질 전망이다. 각 지자체마다 이달 말까지 산불특별대책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산림청은 5월15일까지 산불조심 기간으로 정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산림청에서 달집태우기 행사를 하더라도 5월15일 이후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에 이달 자체적인 불놓기 행사는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만여 명의 소원이 담긴 소원지를 의미없이 처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시기와 방법 등을 다시 검토한 후 행사 방식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