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회의 통해 축제 방향 판가름…제주시, 올해 축제 평가보고회 개최

제주시는 지난 21일 새별오름에서 2년간 쌓여있던 소원지 5만여 장을 모두 불태우는 '소원지 태우기'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제주시.
제주시는 지난 21일 새별오름에서 2년간 쌓여있던 소원지 5만여 장을 모두 불태우는 '소원지 태우기'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제주시.

전국적인 산불 우려로 제주들불축제가 취소되면서 그동안 쌓인 도민 염원이 담긴 소원지가 태워졌다. 

제주시는 지난 21일 오전 새별오름 일대에서 도민 무사안녕,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2025 APEC 정상회의 제주개최 등을 염원하는 ‘소원지 태우기’ 행사를 개최했다. 

도민 염원이 담긴 소원지는 그동안 들불축제의 주요 행사인 ‘달집태우기’를 통해 소각돼왔지만, 불놓기가 잇달아 취소되면서 약 5만 장이 창고에 보관 중인 상태였다. 무게만 약 500kg에 달할 정도다.

올해 역시 불 관련 프로그램이 모두 취소되면서 또다시 소원지가 갈 곳을 잃게 되자 제주시는 고심 끝에 소원지 태우기 행사를 따로 추진했다. 

이날 행사는 제주시 공직자 문화체육행사와 연계해 소규모로 진행됐다. 제주시는 가로 2.5m, 높이 3m 정도의 화로를 설치하고 간단한 제례와 함께 소원지를 모두 불태웠다. 

축원문을 태우고 있는 강병삼 제주시장. 사진=제주시.
축원문을 태우고 있는 강병삼 제주시장. 사진=제주시.

이 같은 소원지 태우기 행사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가 받아들여져 원탁회의를 통해 정책을 개발하는 시험대에 오르면서다. 

전국적 산불 우려로 연이어 취소된 데다 오름을 대규모로 불태우는 행위에 대한 환경파괴 등 적정성 논란이 불거진 들불축제는 원탁회의 방식을 통해 존폐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됐다.

숙의형 정책개발청구심의회에 따라 원탁회의 방식이 결정되면서 제주시는 6개월 이내 정책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숙의형 정책개발은 지난 2018년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공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원희룡 도지사가 공론조사위원회의 ‘개설 불허’ 권고를 뒤집어엎고 조건부로 ‘허가’하면서 지금까지 소송전이 진행되는 등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숙의민주주의를 통해 도출된 들불축제 관련 결과를 제주시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도 관건이다. 관련해 제주시는 22일, 올해 진행된 들불축제 관련 평가보고회와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을 듣는 특강을 진행한다.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진행되는 평가보고회는 강병삼 제주시장을 비롯한 각 실·과장과 소방, 경장,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 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다. 

지난 1997년부터 마을별로 열리다가 2000년부터 제주시 새별오름에서 개최되며 지역 최대 문화관광 행사로 발돋움한 들불축제가 시대 변화에 따라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숙의형 정책개발을 거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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