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숙원 ‘9여단 이전’ 논의 솔솔, 연동 종합발전계획 ‘추진전략’ 포함
지방선거·총선 단골 공약...문대림 “생활문화 SOC, 녹지생태공원 조성”

급격한 도심 팽창으로 다양한 문화·복지 시설과 공간 인프라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제주 도심지에 자리한 군부대 이전 논의에 불씨가 되살아났다.
도심 한가운데 있어 주변 토지이용과 지역발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 대두, 지역주민 숙원사업 및 선거 공약으로 떠오른 연동 해병대 9여단 이전 논의다.
제주시 연동이 제주연구원에 의뢰한 ‘연동 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는 해병대 제9여단 이전 및 활용 타당성 확보 연구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필수시설 확충을 통한 쾌적한 공간 조성 추진전략으로 해병대 9여단 이전 필요성이 대두된 것. 용역진은 군부대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도심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주민들을 위한 자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병대 9여단은 연동 정실마을 인근 남조순오름(남좃은오름) 일대 약 20만㎡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해군제주방어사령부(이하 제방사) 자리였던 이곳은 제방사가 해체되고 2015년 해병대 9여단이 창설되면서 군사부지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용역진은 9여단 이전 문제가 주민숙원사업으로 떠올랐지만, 국방부 협의와 대체부지 확보 및 비용 등 문제로 추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도심지 군사시설을 외곽으로 이전시키는 추세에 맞춰 이전 가능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연동 종합발전계획에 따른 해병대 9여단 이전 및 활용 타당성 확보 연구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중기 목표로 계획됐다. 구체적 계획안은 없지만 연동 발전을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분류했다. 투입 예산으로는 2억원이 책정됐다.

용역진은 9여단 이전과 대체부지 확보 가능성, 이전적지 활용 타당성 검토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서울 용산기지 공원화 사업, 부산 하야리아 미군부대 이전, 광주 상무대 이전, 인천 월미공원 조성사업 등 타 지자체 이전 사례를 들었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경우 평택 이전이 결정된 뒤 공원화 사업이 진행됐으며, 부산 하야리아 미군 부대는 철수 이후 부지 반환 요청이 시작, 2006년 부대 공식 폐쇄 이후 시민공원으로 조성됐다.
반면, 제주 해병대 9여단의 경우 과거부터 꾸준히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문제에 부딪히며 추진되지 않았다. 이전 논의는 1977년부터 시작된 신제주 개발에 따른 인구유입으로 연동지역이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시작됐다.
9여단이 자리 잡은 남조순오름과 민오름, 광이오름 일대 300만㎡는 1974년 도시기본계획상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됐고 남조순오름의 경우 민간인이 온전히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관련해 2003년 김태환 제주시장은 제방사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꾸준히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도의원 후보들의 단골 공약으로 제시되기도 했지만, 2015년 제방사 해체와 동시에 해병대 제9여단이 창설되면서 부지 이전 및 개발 논의는 일축됐다.

이어 2017년 제주도의회 제356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는 9여단 이전을 두고 지사와 의원 간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 9여단 이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달라는 주문에 당시 원희룡 도지사는 대체부지를 먼저 찾아달라고 응수했다.
당시 이전 문제를 꺼내든 고충홍 의원(바른정당, 연동갑)은 군부대를 이전하면 3개 오름을 벨트로 한 생태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에 원 지사는 제주도가 추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이전을 논의하려면 최소한 대체부지를 포함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0년 제20대 총선에서는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양길현 예비후보가 “9여단을 외곽으로 이전하고 한라수목원을 포함한 한라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올해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는 지난 2월 당시 문대림 예비후보가 이전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체계적 도심 개발과 지역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9여단 이전을 추진, 생활복지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이다.
당시 문 예비후보는 “균형적 도심 발전의 큰 걸림돌이자 지역주민의 오랜 숙원인 9여단 이전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현실적 대안을 준비해 국방부, 관계 부처 등과 이전 협의를 끌어내겠다”고 공약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맥과 비슷하게 연동 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 용역진은 “체계적 도심 개발과 지역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해병대 제9여단 이전을 통해 생활문화 SOC와 녹지생태공원 등 생활복지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번 용역은 주차장, 쓰레기, 상업지역의 주거지역 침해 등 악화된 주거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제주시 연동이 발주, 제주연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간 수행했다.
용역진은 ‘시선과 발길이 머무는 활기찬 연동’을 비전으로 △생활반경을 넓히는 정주도시 △성장 기회와 시도가 풍부한 경제도시 △전 세대가 환대받는 복지도시 등 핵심 정책 목표를 설정, 목표별 추진사업 안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