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기간 3년 연장
스코리아필즈공원, 사업시행변경 착수

제주에서 추진 중인 2개 개발사업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면서 난개발 논란 등 여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명칭이 ‘제주자연체험파크’로 변경된데 이어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도 ‘스코리아필즈공원’으로 바뀌었다.

각종 논란을 의식한 듯 법인명도 나란히 달라졌다. 제주자연체험파크는 ㈜도우리에서 ㈜살리제, 스코리아필즈공원은 ㈜제주동물테마파크에서 ㈜레드스톤 에스테이트로 변경했다.

#제주사파리월드 → 제주자연체험파크

주식회사 살리제가 중산간에 추진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왼쪽의 드넓은 숲이 사업부지다. 당초 공유지였지만 민간에 매각되면서 난개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제주자연체험파크는 주식회사 살리제(옛 주식회사 도우리)가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산1번지 일대 74만4480㎡ 부지에 총사업비 779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다. 

당초 사자와 호랑이 등 맹수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는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곶자왈 훼손과 생태계 교란 등의 논란이 불거지자 사파리 계획을 철회했다.

사업부지에는 제주고사리삼 등 세계적 멸종위기 식물과 백서향, 버들일엽, 나도고사리삼 등 희귀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에 곶자왈사람들을 포함해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사업시행자는 시행승인 없이 2022년 사업부지 내 나무 3924그루를 무단으로 훼손해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는 마을주민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각종 논란 속에 사업시행자는 사업명을 제주자연체험파크로 바꾸고  사파리 대신 곶자왈광장과 숲갤러리, 생태연구센터 조성 계획을 새롭게 마련했다. 법인명도 살리제로 변경했다.

살리제는 사업비와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포함해 사업계획안을 새롭게 마련했다. 이에 제주도는 최근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업기간을 2028년 12월13일까지 연장해줬다.

#제주동물테마파크 → 스코리아필즈공원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최초 계획한 사파리 사업 계획. 개발사업시행변경승인이 무산되자 사파리를 없애고 사업명을 스코리아필즈공원으로 변경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최초 계획한 사파리 사업 계획. 개발사업시행변경승인이 무산되자 사파리를 없애고 사업명을 스코리아필즈공원으로 변경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레드스톤 에스테이트(옛 주식회사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169번지 일대 58만1752㎡를 개발하는 관광지 조성사업이다.

해당 부지는 2003년 공유지가 매각되면서 난개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명소노그룹의 장녀인 서경선씨가 개발사업시행자 대표로 나서면서 2017년 개발사업이 재추진됐다.

공교롭게도 제주동물테마파크도 사자와 호랑이, 코끼리가 등장하는 대규모 사파리 조성이 목표였다. 이에 난개발과 공유지 매각, 생태계 교란, 분뇨 오염 등 민원이 쏟아졌다. 

마을주민들도 찬반으로 갈려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시행자가 사업 편의를 위해 뒷돈을 건넨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수사가 이뤄졌다.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주민수용성 문제가 극에 달하자, 제주도는 2021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를 열어 개발사업시행승인 변경을 부결시켰다. 이에 사파리를 주제로 한 개발사업은 없던 일이 됐다.

이에 사업자는 사파리 계획을 취소하고 사업명을 스코리아필즈공원으로 변경했다. 법인명도 레드스톤 에스테이트로 바꿨다. 이는 화산섬과 자연친화적 농장을 부각시킨 명칭이다.

레드스톤 에스테이트는 사파리를 대신해 제주애니멀타운과 국제실내승마장, 몽골타운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270실 규모의 각종 숙박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열린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위원들은 2025년 6월까지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후 각종 심의를 통과해야 개발사업시행승인 변경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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