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탐나는가치 맵핑(1)] 마을공동목장(34) / 구좌읍 송당상동공동목장
자연 가치 담은 명소로 거듭나…“기반시설 갖춘다면 방목-생태관광 가능”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달 31일 송당상동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https://cdn.jejusori.net/news/photo/202409/429825_451195_3035.jpg)
오랫동안 이어진 마을공동체 자산이자 제주 고유 목축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을공동목장’은 역사문화와 공동체 유지, 기후위기 대응 등 다양한 가치를 담고 있다.
마소를 방목, 기르는 사람이라는 뜻의 제주어 ‘테우리’의 삶의 공간인 목장은 존재 자체만으로 역사 문화적 가치를 가진 채 자연 생태적 역할을 다하고 있는 땅이다.
특히 기후위기를 실감하는 현시점에서 목장 초지가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보전 필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뭇 생명의 터전이라는 사실도 중요한 이유다.
제주 마을공동목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143곳에 달했지만, 지금은 77곳만 남았다. 사라진 마을공동목장은 대규모 리조트나 골프장으로 변했다.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의 먹잇감이 된 것.
마을공동목장이 줄어들면 공동체 활동과 전통적 목축 문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난개발로 이어져 초지 상실과 지하수 오염, 생태 다양성 축소 등 복합적 피해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지역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가 남아있는 마을공동목장을 보전하고 시대에 맞게 활용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도 했다.
380만평에 이르는 드넓은 목장 부지가 있었던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송당상동공동목장 역시 숱한 고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마을공동목장 일부 부지를 매각하기도 했다.
다행히 무분별한 개발 등 우려했던 부작용은 없었고 오히려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지역 대표 관광지가 만들어졌다. 울창한 나무와 자연이 조화로운 ‘비밀의 숲’이 그곳이다.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달 31일 송당상동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송당목장은 비밀의 숲과 맞닿은 안돌오름을 포함해 3개 오름을 중심으로 200만평이 넘는 광활한 초지를 보유하고 있다.
마을공동목장연합회 총무이자 송당상회 운영을 맡고 있으면서 실제 소를 기르고 있는 ‘쇠테우리’인 안석찬 총무는 목축업 쇠퇴에 따른 마을공동목장 운영 어려움에 대해 경제적 요인과 규제를 이유로 꼽았다. 마소를 길러 얻을 수 있는 이윤은 한정적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악재가 쌓여간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 송당목장은 소를 중심으로 방목이 이뤄졌고 규모는 500두를 넘기도 했다”며 “도내 목장의 경우 예전에는 목축이 주로 이뤄졌는데 요즘은 경제적 이유로 하지 않고 돼지 액비를 뿌리는 용도로 많이 변형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목이 줄어드는 이유는 소의 살찜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소를 방목하면 풀만 먹고 운동을 많이하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른바 ‘마블링’, 지방층이 빠진다”며 “그럼 원상회복을 시켜야 하는데 여기서 많은 비용이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소들이 밭으로 가 농작물을 먹지 않게 하려면 울타리가 필요한데 설치, 보수에 많은 돈이 필요해 보조사업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만약 방목지에 기반을 갖춰 사료를 준다면 탈출도 막고 살도 찌울 수 있지만, 아니라면 농가 입장에서 방목은 손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큰 면적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일부 지역에 사료 등 기반시설을 갖출 수 있게만 해주면 방목은 유지될 것”이라며 “기반시설 설치가 불가능한 이유는 자연경관지구 등으로 묶여서다. 목장용지임에도 불구하고 목축을 위한 시설을 갖출 수 없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달 31일 송당상동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https://cdn.jejusori.net/news/photo/202409/429825_451196_3035.jpg)
송당목장 일부 부지를 매각한 이유에 대해서는 “송당목장이 부지를 매각한 이유도 이런 목축 환경의 변화 속 관리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며 “송당목장은 과거 이승만 정부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엄청 넓었다. 하지만 운영에 어려움이 많아 마을에서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관광지인 비밀의 숲 안에는 예전 목장 관사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다. 테우리가 마소를 풀어놓고 휴식을 취하거나 며칠 묵었던 공간이다. 안 총무는 지금 비밀의 숲이 있는 곳이 송당목장의 중심지였다고 말했다.
안 총무는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경관에 크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주 내에서 할 수 있게 해준다면 목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우리 조합은 목장 주변 부지를 매입해 송당상회 지점을 열고 목장 오름 투어도 진행하는 생태관광을 추진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또 “옛 울타리를 산책로로 삼아 걸어보고 오름에 올라가 한라산과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빼어난 주변 경관을 마주할 수 있다”며 “필수 불가결한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산업 목적 문화에 맞는 용도라면 최소한 규모 안에서 허용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을공동목장을 어떻게 보전하고 발전시켜야 할지는 우리의 숙제이자 연구 과제”라면서 “땅을 보전하면서 이윤을 창출하면 좋지 않나. 기반시설을 갖추고 과학적인 영농을 할 수 있게끔 행정적 뒷받침이 된다면 더 의미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달 31일 송당상동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https://cdn.jejusori.net/news/photo/202409/429825_451197_303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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