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방의 그늘] ② 소상공인 구원투수 등판 ‘먹깨비’, 해결책 될까

거대 배달앱의 성장과 함께 우리나라 배달 문화를 대표하는 ‘철가방’에 그늘이 드리웠다.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 소비자에게 도착, 맛있게 먹길 바라는 기대감은 중개수수료, 배달비, 광고비 때문에 사라졌다. 터치 몇 번만으로 주문할 수 있는 간편함은 소상공인들에게 복잡한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 배달앱 ‘먹깨비’를 출시했다. 그러나 거대 민간 배달앱과의 경쟁은 만만치 않다. 이에 [제주의소리]가 공공 배달앱의 현주소를 짚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한 단서를 찾아본다. [편집자 글]   

2022년 12월 출시 이후 올해 4월 27일까지 제주지역 공공 배달앱 먹깨비 매출액(단위, 백만원). 먹깨비는 예산을 투입하며 꾸준히 가입자수와 가맹점수를 늘려왔다. 이에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프 중 2024년 6월과 2024년 11월에는 배달비 지원, 특별 할인, 탐나는전 연계 혜택 등이 제공되면서 일시적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올해는 4월 들어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먹깨비의 급격한 성장세의 배경에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3고(GO) 챌린지', 앱과 연계된 탐나는전 인센티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12월 출시 이후 올해 4월 27일까지 제주지역 공공 배달앱 먹깨비 월별 매출액(단위, 백만원). 먹깨비는 예산을 투입하며 꾸준히 가입자수와 가맹점수를 늘려왔다. 이에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프 중 2024년 6월과 2024년 11월에는 배달비 지원, 특별 할인, 탐나는전 연계 혜택 등이 제공되면서 일시적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올해는 4월 들어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먹깨비의 급격한 성장세의 배경에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3고(GO) 챌린지', 앱과 연계된 탐나는전 인센티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등장한 제주지역 공공 배달앱 ‘먹깨비’. 높은 수수료의 민간 배달앱을 대체할 ‘착한 배달앱’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중개수수료와 포장 수수료, 배달비, 광고비 등으로 사실상 매출의 30~40%를 떼이는 소상공인들에게 수수료 1.5%에 입점비·월사용료·광고비 무료라는 조건은 파격적이다.

그러나 멤버십을 통한 ‘무료배달’이나 자체 배달 시스템을 구축하며 만든 ‘1가구 1배달’, 또 다양한 할인쿠폰 발급 등 자본을 무기로 한 민간 배달앱의 습격에 공공 배달앱은 위기다.

지자체나 정부 예산에 기댈 수밖에 없는 공공 배달앱은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요기요와 같은 민간 배달앱처럼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다.

제주 먹깨비의 경우 그나마 예산을 통해 배달비 지원이 이뤄지면서 다른 배달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고 꾸준히 회원 수와 가맹점, 주문 건수를 늘려나갈 수 있었다.

배달앱에 있어 가맹점 수와 주문 건수는 생존과 직결된다. 가맹점이 많아야 소비자들이 주문할 수 있고, 주문 건수가 많아야 가맹점주들이 효용성을 느끼고 가맹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배달앱은 성장하게 된다. 2023년 제주 먹깨비 누적 가맹점 수는 2793개, 주문건수는 17만8606건이었다. 그러다 2024년에는 각각 3358개, 21만9063건으로 늘었고 매출액도 약 10억원 증가했다. 

가입자 수 5만명을 돌파한 올해는 4월 27일 기준 매출액이 39억원을 돌파했다. 가맹점과 가입자 수는 각각 4266개, 15만8590건이다. 추이대로라면 기록 경신도 어렵지 않다. 또 정부가 공공 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1만원 쿠폰 650만장을 지급하면서 이용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24년 4월과 2025년 4월의 주문건수, 이용자수 비교 이미지. 출처=제주특별자치도 빛나는제주 블로그 갈무리. 
2024년 4월과 2025년 4월의 주문건수, 이용자수 비교 이미지. 출처=제주특별자치도 빛나는제주 블로그 갈무리.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예산’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윤을 재투자하는 민간 배달앱과 달리 공공 배달앱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예산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 예산 부족으로 지원이 끊긴다면, 소비자들이 언제 민간 배달앱으로 갈아탈지 모를 일이다. 

공공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소상공인도 수수료 부담 없이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불경기 속 할인과 무료배달의 유혹을 떨치고 공공 배달앱을 이용해달라고 호소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민간 배달앱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배달 중개 플랫폼인 배달의민족과 뒤를 바짝 추격하는 쿠팡이츠 간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넓어졌다. 그래서 공공 배달앱의 생존은 더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먹깨비 운영을 위해 수억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4억2400만원, 5억4300만원을 투입한데 이어 올해도 5억3200만원을 투입한다. 예산 중 약 80%는 쿠폰 지급 등에 쓰인다.

지역화폐 탐나는전 연계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매출액 54억871만원 중 탐나는전 결제금액은 30억8319만원으로 절반을 넘겼다. 결제 시 적립이나 페이백이 가능한 탐나는전 혜택 효과를 공공 배달앱이 흡수하는 격이다. 

이 역시  예산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그래서 관련 예산이 정권이나 지자체장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점은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돈 먹는 하마’라며 공공 배달앱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생존을 위해 각 지자체들은 공공 배달엡에 많게는 수십 억원 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공공 배달앱 가입자 수가 약 48만명인 경기도는 62억4200만원을 지원했고 가입자 수 약 21만명인 광주는 8억3500만원을 투입했다. 

공공 배달앱의 성장 걸림돌인 낮은 인지도와 소비자 혜택 부족, 가맹점 확장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관련해 이재명 정부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공약했다. 공정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규율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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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제주특별자치도 빛나는제주 블로그 갈무리.<br>
출처=제주특별자치도 빛나는제주 블로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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