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완공까지 3년 남았는데 불편 언제까지 감당해야 하나” 토로
“폭염보다 괴로운 소음·먼지”…제주 첨단단지 공사에 주민들 ‘몸살’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제주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꿈에그린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모씨는 요즘 폭염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게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아파트 앞 공사장에서 날아오는 먼지와 소음입니다.
박씨의 집 바로 건너편, 2차선 도로 너머에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진 중인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이 한창입니다. 최근에는 터파기를 위한 발파 작업도 시작됐습니다.
이에 공사 소음에 진동, 비산먼지까지 겹치며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당 사업은 지난 5월30일 착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습니다. 총사업비 3921억원을 투입해 84만8163㎡(약 25만평) 규모 부지에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CT(문화기술), ET(환경공학기술) 등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준공 목표는 2028년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산업시설용지 33만9000㎡, 주거시설용지 5만2000㎡, 공공시설용지 37만2000㎡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처럼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면서 생활환경이 급속히 나빠졌다는 게 박씨의 설명입니다.
31일 오전 직접 찾은 공사 현장. 덤프트럭이 지날 때마다 검은 흙먼지가 뿌옇게 날렸습니다.
파란 방진막과 높이 8m의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지만, 넓은 부지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먼지는 바람을 타고 아파트 단지 쪽으로 그대로 날아들었습니다.

박씨가 보내온 영상에는 창문 아래 거실 바닥을 물티슈로 한 번 닦았더니 손바닥 모양 그대로 먼지가 묻어 나오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그는 소음과 진동도 만만치 않다고 말합니다. 박씨는 “발파하는 날은 집이 ‘쾅’하고 울릴 정도로 진동이 느껴진다”며 “누워 있다가도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결국, 박씨는 제주시청과 JDC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시청은 현장 방문 후 먼지 차단 차광막을 설치하도록 지시하고, 살수차 투입도 요청했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공사장에 살수차가 등장하긴 했지만, 드넓은 부지를 감안하면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게 박씨의 주장입니다.
박씨는 “앞으로도 3년이나 남은 완공까지 이런 불편을 감당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JDC 관계자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시공사 측에 계속해서 환경 민원을 줄이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비산먼지 억제를 위한 살수차를 2대에서 3대로 늘렸고, 다른 지역 사례도 참고하면서 스프링클러 설치나 녹화 작업 같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먼지가 100% 안 날릴 순 없기에 주민들께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소음과 진동에 대해서는 “발파 작업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진동 측정값을 보면 법적 허용 기준인 0.2카인을 넘긴 건 스무 차례 발파 중 2번, 그것도 0.202로 미세하게 넘긴 수준이었다”며 “그마저도 넘지 않도록 공당 화약량을 줄이고 발파 횟수도 줄이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