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라인]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불거지자 국민의힘 “민주당의 광기”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5월 1일 유죄 취지 고법 파기환송을 주도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을 만나 “이재명 사건이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선거 전에 확실하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최초 제기된 의혹(서영교 의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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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오마이뉴스

두 번째 의혹은 ‘조희대-정상명(전 검찰총장)-김충식(김건희 엄마 최은순의 최측근)-한덕수’가 윤석열 파면 직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열린공감 TV)이다.

그런데 회동 참석자로 지목된 이들이 모두 이 사실을 부인하면서 진실공방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연일 목소리 높여 민주당을 비난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예정에 없던 기자 간담회까지 열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이 국회에 조작된 음성파일을 들고 와 전 국민을 상대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 사법부 장악을 위한 거대한 음모에서 비롯된 파렴치한 중대 범죄다. 1인 독재체제의 한 축이 사법부 장악이고, 그래서 대법원장을 몰아내는데 민주당이 광기를 부리는 것이다.”

여기서 장 대표가 말한 ‘조작된 음성파일’은 열린공감 TV가 보도한 4자회동 취재원의 음성이 AI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뜻한다. 이에 대해 열린공감 TV는 언론을 통해 “방송에 나온 목소리는 AI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대국민 사기극’의 ‘광기’를 부리는 것은 맞을까. [오마이뉴스]는 조희대 대법원장 의혹 관련 타임라인을 정리해봤다.

[5월 2일]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의원

첫 시작은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었다.

“4월 2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재판에 끼어듭니다. 전원합의체로 회부합니다. 전원합의체로 회부하고 어제 선고 나는 동안 9일 걸렸습니다. 조희대는 누굽니까? 윤석열의 친구 아닙니까?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이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선거 전에 확실하게 정리하겠다라고 하는 제보를 받았어요. 조희대 대법원장, 이것 사실 아니면 이야기하세요.

(중략) 4월 29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 ‘5월 1일 날 선고할 거예요’라고 선고를 지정해요. 그리고 4월 30일에 한덕수가 대선 출마를 예고합니다. 그리고 5월 1일 3시에 2심 판결을 깨고 고법으로 파기 환송합니다. 그리고 4시에 한덕수가 출마를 이야기합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닙니까?“

(5월 1일 오후 4시 한 전 총리는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이 길 밖에 없다면 가야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식 출마 선언은 2일에 진행했다.)

[5월 10일] 열린공감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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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열린공감 TV 는 취재원의 말을 통해 '4자회동' 의혹을 제기했다. / 사진=오마이뉴스

열린공감 TV는 “어디까지나 아직까지는 주장입니다. 주장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고소·고발 그만하세요”라며 취재원의 음성파일을 재생했다. 취재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4월 4일 윤석열 탄핵 선고 끝나고 10일인가 15일인가 조희대 대법원장하고 정상명, 김충식하고 한덕수하고 4명이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는 거지. 조희대가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했대.”

[5월 14일]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의원

서 의원은 상임위에서 열린공감 TV 영상을 틀었다.

“윤석열 탄핵 이후 정상명, 한덕수, 김충식, 조희대 4인이 회동했답니다. 이것도 의혹이지만 들어 보세요. 제가 말했던 내용과 똑같은 내용이 들려요. 이게 녹취로 나와 있잖아요.”

그러면서 자신이 제보 받은 내용은 “아주 고위직에 있던 사람이 우리 쪽 의원에게 얘기했다”라며 “윤석열과 조희대가 만나서 조희대 왈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바로 처리하겠다’라고 했다는 거”라고 말했다.

[9월 16일] 대정부질문 부승찬 의원

지난 4월 의혹 제기 당시 불붙지 않았던 사안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이 문제를 다시 언급하며 점화됐다. 이번엔 4자 회동 자리의 날짜가 특정됐다.

“4월 7일경에 한덕수, 정상명, 김충식 그리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만났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물론 제보 내용이긴 합니다. 이 모임 자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무슨 얘기를 했냐,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발언을 윤석열에게도 했다고 하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이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 스스로가 사법부의 독립,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넘어서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입니다.

(중략) 5월 1일 날 이재명 사건 회부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된 것 아시지요? 그런데 파기 환송하자마자 그 소식을 들은 한덕수가 어떤 짓을 했습니까? 대선에 나가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우연이라고 치기에는 너무도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습니까? 조희대 대법원장도 수사해 주기를 바랄 겁니다, 억울하면.”

[9월 17일] MBC 서영교 의원

서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에게 ‘해결하겠다’ 발언을 한 시기를 특정했다. 1년 전이다.

“조희대는 벌써 1년 전에 윤석열에게 ‘이재명은 대선까지 갈 일 없다. 이재명 건이 대법에 올라오면 대선에 못 가게 해결하겠다’고 한 제보를 당시 여권의 고위직으로부터 제보를 받았습니다. 아주 신뢰할 만한 내용입니다. (제보자는) 과거 보수 정권 민정에 있던 사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9월 17일] 조희대 대법원장 입장문

“■ 최근 정치권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한 대법원장의 입장 전문

최근 정치권 등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나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하여 한덕수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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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 사진=오마이뉴스

[9월 19일] 서영교 의원 페이스북

서 의원은 ‘의혹’의 갈래를 탔다. 의혹1은 조희대가 윤석열에게 했다는 ‘발언’이 핵심이다. 그리고, 자신이 제기한 의혹의 제보자는 ‘현직 국회의원’이라고 부연했다.

“5월 1일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원으로 이재명 사건이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윤석열에게 이야기했다는 제보를 현직 국회의원을 통해 받았고, 5월 2일에 열린 법사위에서 긴급현안질의를 했습니다.”

의혹2는 다음과 같다. 4자 회동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처리한다’ 발언을 했고, 이는 과거 여권 고위직 관계자로부터 제보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열린공감TV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는 (4자회동에서) 얘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열린공감 TV에서 방송한) 녹취 또한 과거 여권 고위직 관계자로부터 제보된 것이라고 (제가) 체크했습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다음과 같은 타임라인을 공개했다.

4월 22일 - 오전에 2부(반대 의견을 낸 오경미 대법관 속해 있음)에 배당
-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합의기일 진행
4월 24일 - 두 번째 합의기일 진행(대법관 표결)
4월 27일 - 민주당, 89.77% 지지로 이재명 대선후보로 확정
4월 29일 - 조희대, 이틀 뒤로 선고일 지정 공지
4월 30일 - 한덕수 대행, 대선 출마 예고
5월 01일 - 3시, 단 2일 만에! 2심 판결 깨고 고법으로 파기 환송
- 4시, 한덕수 사임 (출마)

조 대법원장이 주도한 ‘이례적‘ 상황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출마선언 시기가 교차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실제,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 2부에 배당된 사건을 오후에 곧장 대법관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로 회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장인 조 대법원장이 당일 심리를 했으며, 이틀 뒤에도 심리를 이어갔다. 이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고, 전합 회부 9일 만에 선고를 결정했다. 공중파 생중계도 허용했다. 모두 전례 없던 일이다.

다시 의혹 제기 첫 날, 서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이 사건 기록 6만 페이지가 됩니다. 고법에서 무죄 났어요. 그걸 파기환송하려면 이 6만 페이지는 대법관들이 읽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읽었답니까? 전원합의체로 회부해서 9일 만에 이렇게 판결된 사례 처음입니다, 국민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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