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3일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25년 지역대표 예술단체에 선정된 예술공간 오이가 이를 통해 마련한 4개의 작품 중 마지막 공연이자 초연작인 연극 ‘등’을 선보인다.

예술공간 오이는 오는 22일 오후 3시와 7시, 23일 오후 3시 제주관광대학교 컨벤션홀에서 드라마 연극 ‘등’(작, 연출 전혁준)을 공연한다.

‘누구의 등을 등불 삼아 걷는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번 작품은 전혁준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로는 △강미진 △강영지 △고동원 △김경만 △김경미 △김예림 △남석민 △노은정 △이상철 △전여경 △정윤태 △진정아 △채려나 △채현진 등이 출연한다.

조명감독 박민수, 음악감독 김용성, 무대미술 심재욱, 의상 홍수지, 소품 문혜림, 행정·의상 오상운, 프로젝트매니저 전하얀 등 제작진이 힘을 보탰다. 

연극 등은 사실과 허구의 팩션 판타지를 표방한다. 사실에 기반을 둔 등장인물들이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세계관 속에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연출가 전혁준은 “이 이야기는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묻고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연극 ‘등’을 처음 구상할 때 제주지방법원의 법정을 자주 오갔다. 지인의 제안으로 제주4.3 직권재심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서다. 딱히 목적은 없었지만, 재판이 있는 날이면 법원으로 향했다. 

법정 가장 뒤에 앉아 그날의 분위기, 공기를 느끼며 반복적으로 내려지는 무죄 판결 속 자리에 앉은 이들의 등을 바라보게 됐다. “누군가의 등을 보며 걸어간다는 것은 같은 방향으로 가는 거구나. 그렇다면 앞서가는 누군가는 등이 나에게 이정표가 되겠구나”

나는 누구의 등을 보며 살고 있을까 생각하게 된 전혁준은 사람의 등에서 주변을 밝게 만들어주는 등(燈)으로 사고를 확장했다. 그렇게 등과 등불이 만나 ‘누구의 등을 등불삼아 걷는가’라는 문장을 이뤘다.

이후 그는 늦은 밤, 연극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계엄을 맞이하고 뉴스 속, 국회 앞으로 몰려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등을 떠올렸다. 

기타 등등이 아닌, 각자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그들을 보며 전혁준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했고 ‘누구의 등을 등불삼아 걷는가’를 다시 꺼내 쓰기 시작했다.

전혁준은 “연극 ‘등’은 정의와 인간다움을 등이라는 알레고리로 풀어낸 작품”이라며 “누군가의 등을 바라본다는 것,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등이 된다는 것, 등을 내어준다는 것, 등에 칼을 꽂는다는 것, 등으로 업어준다는 것, 기타 등등 모두 알레고리”라고 설명했다. 

연극은 NOL티켓 사이트를 통예 예매할 수 있으며, 자유석 2만원, 예술인패스·장애인·청소년 등 할인은 1만4000원이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로 공연 시간은 약 10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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