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뇌병변 장애 딛고 선 예술가 김혁종 첫 개인전

언어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예술가 김혁종이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사유와 간절함을 담아낸 첫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지난한 시간의 흔적이자 세상을 향한 따뜻한 초대다.
섬유공예 작가 김혁종은 오는 17일까지 제주시 도바나 아트스페이스(서사로 29)에서 첫 개인전 ‘기도’를 연다. 신소연이 기획하고 커뮤니티아트랩 KOJI가 주최한다.
지난 4년간 ‘두 번째 집’의 지원과 교육을 받아 온 김혁종은 한 손으로 매듭을 엮고 직조하며, 실을 감고 꿰매는 고유한 ‘한 손’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한 손만을 사용할 수 있는 신체 조건 속 섬유를 매만지며 자신만의 속도를 존중하며 한 손 직조 세계를 확장해온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가 느리지만 깊게 걸어온 시간과 그 안에 담긴 ‘기도’의 감정을 공간적으로 풀어낸 자리다.
김혁종은 이번 전시를 통해 150m에 이르는 면 로프 카펫과 직조된 로프 바구니, 평면 펀치니들 자수 초상과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장애로 인해 언어적 소통이 어렵지만, 그 대신 스스로 몸과 감각, 오랜 시간에 걸친 손의 반복을 통해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익혀왔다. 그의 작업은 느림, 인내, 자기 돌봄의 미학을 담는다. 자신과 타인을 향한 응원과 위로의 언어로 직조된다.
주최 측은 “관람객은 기도라는 이름 아래 놓인 다양한 섬유 조형물을 통해 작가의 삶과 감정, 그리고 연대의 마음을 조용히 마주하게 된다”며 “언어로 표현되지 못한 감정과 연결의 욕망이 실과 매듭, 반복의 행위로 정직하게 엮여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 번째 집’은 예술가를 지망하는 청년 장애인들의 예술적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예술 교육을 지원하는 단체다. 청년 장애인들이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줌으로써, 이들이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