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JDC 대학생아카데미] 홍현진 콘텐츠 에디터
“인터뷰란 타인의 텍스트 통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

 

“인터뷰는 타인을 통과해 나를 다시 쓰는 일입니다.”

9년의 직장 생활, 퇴사, 창업, 그리고 번아웃까지. 홍현진 에디터는 자신이 지나온 전환의 순간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주며, 흔들리는 청년들에게 ‘정답이 아닌 레퍼런스’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2025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2학기 열번째 강연이 19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기자·에디터·작가로 활동해 온 홍현진 콘텐츠 에디터가 19일  ‘JDC 대학생아카데미’  2학기 열번째 강연에서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터뷰’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기자·에디터·작가로 활동해 온 홍현진 콘텐츠 에디터가 19일  ‘JDC 대학생아카데미’  2학기 열번째 강연에서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터뷰’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번 강연에는 기자·에디터·작가로 활동해 온 홍현진 콘텐츠 에디터가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터뷰’를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지난 15년간 수많은 ‘보통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퇴사, 출산, 번아웃을 지나 삶의 방향을 전환한 순간들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뷰가 개인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들려줬다.

홍 에디터는 “인터뷰란 타인이라는 텍스트를 관통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질문하는 사람과 대답하는 사람 중 한쪽만 말하는 자리는 없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는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안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다시 정리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2025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2학기 열번째 강연이 19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2025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2학기 열번째 강연이 19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강연의 문을 연 건 자신의 ‘첫 직업’ 이야기였다. 홍 에디터는 ‘오마이뉴스’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사회부 수습기자 시절 천안함 사건을 취재하며 언론의 역할과 개인적 감정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유족의 입장에서 보면 사고 직후 마이크를 들이대는 일은 너무나 가혹했다”며 내향적 성향과 높은 공감 능력이 직업적 역할과 충돌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라고 해서 모두 돌파형일 필요는 없다. 기자 중에도 다양한 역할이 있다”며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홍 에디터는 이후 편집기자로 이동해 야근과 편집 업무를 병행하면서도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1인 가구 네트워크 등 자신이 관심을 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했다. 서울 성대골마을 주민들이 작은 책모임에서 출발해 도서관과 마을학교, 에너지 자립 활동을 일궈낸 사례는 그가 가장 인상 깊게 만난 인터뷰로 소개됐다.

그는 “유명인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더 큰 레퍼런스가 된다”고 말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2025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2학기 열번째 강연이 19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2025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2학기 열번째 강연이 19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9년간의 회사 생활 끝에 그는 퇴사를 선택했다. 장문의 사직서는 사내와 브런치에서 10만 명 넘게 읽히며 화제를 모았다. 퇴사 후에는 ‘엄마는 누가 돌봐주나요’ 등 일·육아 병행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을 진행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했지만, 곧 번아웃이 찾아왔다. 심박 이상과 호흡 곤란 등 증세로 업무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했다.

결국 1년의 안식년을 선택했다. 김밥을 처음 만들어 보고, 아이와 온전히 시간을 보내고, 꽃밭을 가꾸며 보내는 동안 “일보다 훨씬 큰 세계가 존재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잘하는 나만이 가치 있다고 믿어왔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강연 후반부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들의 문장이 청년들을 향한 조언으로 이어졌다.

한 워킹맘은 “커리어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니 힘을 빼라”고 말했고, 임신 중 창업을 이어간 디자이너는 “완벽주의보다 완성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직업군인에서 드론 기술자로 전환한 이, 두 아이와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 전직 아나운서의 사례도 소개되며 “인생은 통제할 수 없기에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홍 에디터는 오늘의 청년들이 마주한 커리어 환경을 “곧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중간에 끊기고 갈라지는 국도”에 비유하며 정답을 찾기보다 서로의 레퍼런스를 공유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서사도 누군가에게 중요한 참고점이 될 수 있다”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을 멈추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DC 대학생아카데미는 <제주의소리TV>를 통해 생중계되며, 강연이 끝난 후에는 VOD 서비스도 제공돼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JDC대학생아카데미 기획취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지원과 협조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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