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스님의 편지] 저는 제 짝 찾는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어제 밤에는
개구리가 울었습니다.
그리운 친구가 찾아온 듯 절로 미소를 띠게 됩니다.
날씨 변화가 심한 산간에는 아직 이른데
성질 급한 놈인가 봅니다.
저는 나에게
기쁨을 안겨주는데
나는 저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저는, 작년 여름 심심풀이로 만들어놓은,
작은 연못가에서 웁니다.
반가운 마음에 저를 보고 싶어 가까이 가면 울음을 멈춥니다.
서운해서 돌아서서 몇 발자국 물러서면 다시 울기 시작합니다.
그런 어정쩡한 마음이 오가기를 몇 차례 하고
물러나 본래 자리로 돌아옵니다.
차 한 잔을 우리고 나니 평온해 집니다.
저의 울음소리도 한 옥타브 오른 듯합니다.
저는 제 짝 찾는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내 혼자서 착각하고 마음을 들었다 놓아다 하였습니다.
마음을 내려놓고 평온해지기 전에는
저 개구리가 기쁨을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저 개구리가 보이지 않아 섭섭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내 마음 연못의 작은 파랑이었습니다.
<글.사진=오성스님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오성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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