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가협회, 제주도-부영에 공개 질의..."이익추구 앞서 문화공간 환원해야"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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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대표적인 유작으로 철거논쟁에 휩싸인 '더 갤러리-카사 델 아구아'(더 갤러리)에 대해 ㈔한국건축가협회(회장 이광만)가 철거 반대 입장을 공식 천명해 논쟁이 더욱 불붙게 됐다.
협회는 1일 "더 갤러리에 대한 서귀포시의 강제철거 행정대집행 명령과 (이를 인정한)제주지방법원의 판결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이룩해온 건축문화 발전에 반하는 것"이라며 토지주인 ㈜부영과 제주도지사 앞으로 향후 계획과 존치 방안 강구 의사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협회는 "더 갤러리는,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색과 빛, 정제된 물, 그리고 경계로서의 벽으로 설명되는 레고레타 건축의 정수이자 아시아에 남아있는 그의 2개 작품 중 내부공간까지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라며 "제주가 품고있는 또다른 하나의 유산"이라고 더 갤러리의 의미를 설명했다.
협회는 "이같은 건축유산이 토지소유자(부영), 건물소유자(JID), 행정 간 소통의 부재와 경제적 이권 창출 등을 위해 철거된다는 것은 국제적인 건축문화 교류차원을 떠나 국가외교, 사회전반적인 문화인식에까지 좋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30여년 동안 이익추구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며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해온 주택명가 ㈜부영의 명성에도 해를 끼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했다. 더 갤러리 철거가 국가의 품격까지 실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도 했다.
협회는 더 갤러리가 철거를 전제로 한 가설건축물이란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 갤러리가 다시는 볼 수 없는 세계적 건축가의 유작이며, 공공건축에 대한 지역적인 맥락과 특성을 건축으로 승화시킨 철학이 담긴 건축물이라는 점, 그리고 이 건축이 제주도 관광단지 내 컨벤션센터라는 특별한 목적이 있는 장소에 세워진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상업적 목적 보다 이를 문화적 공간으로 환원하고 공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많은 부분들이 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협회는 "유럽을 비롯한 서구에선 폐허조차도 역사이며 문화이고 자랑스러워 해야할 자산으로 보존.보전하면서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며 "더 갤러리 문제는 철거냐 보전이냐를 떠나 국격의 문제이며,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유산"이라고 거듭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