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미의 제주여행(24)] 주상절리를 찾아 중문해안을 가다
더위를 피해 바다로 뛰어들어 땀을 식히고, 수평선으로 지는 일몰을 바라보며 연인과 함께 꽃노래를 흥얼거렸을 여름.
그 여름에 남겨두고 온 여러 추억들이 파도에 쓸려 사라지기 전에 다시 찾는 바다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그 궁금증을 떨쳐버리지 못해 바다로 향한다.
서부관광도로를 지나 창천에서 일주도로(12번국도)를 따라 중문방향으로 가다 보면 중문관광단지 못미쳐 남쪽으로 예래동으로 이어 지는 길이 나온다.
예래동의 옛 이름은 '연뢰' 또는 '연리'이다. 한자표기는 猊來, 延來 등으로 나타난다. 후대에 '연리>열리'로 변한 것으로 보이나 그 뜻은 확실하지 않다.
상예(上猊), 하예(下猊)로 나뉘었다가 1981년 중문면이 서귀포시에 통합되면서 예래동이라 하여 오늘에 이른다.
'반딧불이 보호구역'이다. 2002년 6월 28일에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여러 행사를 벌인바 있다.
갯깍을 지나 하수종말처리장을 넘으면 색달 주상절리대를 만날 수 있다.
색달동의 옛 이름은 '막은다리, 막은골'인데, 한자표기로 塞達이라 하다가 나중에 穡達로 바꾸었다. 이는 한자 塞이 '막히다'는 훈을 가졌기 때문에, 마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여 '거두다, 수확하다/구실받다'는 훈을 가진 穡으로 바꾼 것이다.
원래 '막은다릿내(塞達川)'에서 연유하며, 내(川) 주위에 마을이 형성되어 '막은다리' 또는 '막은골'이라고 불렀다. 제주어에서 '다리'는 '언덕'이나 '산마루'의 뜻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먹돌 해안을 따라 다양한 주상절리 형태와 해식동굴로 이루어져 있어 그 풍광이 아름답고, 특히 양쪽으로 트여 있는 해식동굴이 있어 더욱 신비감을 자아낸다.
조른모살 백사장의 주상절리대에는 비가 오면 폭포수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진모살 백사장은 후면이 높은 절벽으로 되어 남풍이 불때 모래를 날려 오랜 세월 쌓인 모래언덕으로, 제주도내에서는 유일한 모래언덕이다.
중문해수욕장은 동서의 길이가 약500미터이고 만조시 폭은 약 50미터 정도인 전형적인 포켓비치(pocket beach)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암석들이 노출되어 있는 다른 지역의 해수욕장에 비해 백사장의 연속성이 양호하여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곳이다.
흑, 백, 황, 적, 회색의 다섯가지 색의 모래로 되어 있는 특색이 있다.
베릿내오름은 표고 101미터이며, 동쪽부터 동오름, 섯오름, 만지샘오름으로 구분되며, 동오름 북녘자락이 중문마을 쪽으로 펼쳐있고, 그 사이에 야트막한 굼부리가 벌어져 있다. 여기에 못을 이루어 물이 고이기도 하지만 오래 가지는 못한다.
섯오름은 서사면이 붉은덕기정(절벽)을 이루어 남쪽끝 자락에 베릿내마을을 이루고 있고, 만지샘오름은 서사면 중간에 만지천(滿池泉)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베릿내오름 정상에는 별노천연대(別老川燃臺)가 있어 동쪽의 대포와 서쪽의 당포(당캐, 지금의 섯난드르)와 연락을 주고 받았었다.
오창명(제주도오름과 마을이름)에 의하면 '베리, 베로'는 '벼랑' 또는 '가파르다'(崖)는 뜻의 옛말 '비레, 비러, 벼로'에 대응하는 것이라 한다.
천제연폭포는 중문천 하류에 있는 3개의 폭포와 소(沼)로 이루어져 있다.
일주도로 바로 밑에 있는 제1폭포는 높이 22m의 주상절리 절벽으로 되어 있고, 폭포 밑에는 절벽속과 밑에서 용천수가 흘러나와 '웃소'라 하는 깊이 21m의 호수를 이루고 있다.
웃소의 동쪽 동굴 천정에서는 차갑고 맑은 물이 언제나 떨어져 예로부터 백중날과 처서날에 이 물을 맞으면 모든 병이 낫는다고 하여 물맞는날도 있었다고 한다.
천제연의 이름은 오랜 옛날에 옥황상제의 7선녀가 물이 맑고 조용한 이 곳에 한밤중에 내려와 목욕하고 빨래하는 곳이라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믿거나 말거나 천제연에 추락해도 크게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도 있다.
협곡을 중심으로 상록아열대림이 형성돼 있으며, 천제연난대림지대로 천연기념물 제378호(1993년)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윗부분으로는 두개의 물골이 흘러 오름앞 논에 물을 보냈으나 70년대말 관광단지 개발로 논농사를 짓지 않아 잡초만 무성히 자라고 있다.
지금은 오름 기슭을 따라 천제연폭포까지 산책로가 만들어지고, 물줄기를 모아 또 다른 폭포도 만들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큰주에를 지나 해안변 해녀식당을 지나면 '싱거물'이 있었다. 씨빌리지 바로 밑 용암사이로 나오는 샘으로, 물맛이 싱겁다, 또는 큰 조개(蜃巨水)같다, 또는 시신이 자주 떠밀려 온다(身渠水)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확히 어느 유래가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은 매립되어 사라져 버렸다.
해안절벽에 형성된 이 주상절리대는 상단부는 6각형, 5각형, 4각형, 3각형 등의 평면 형태를 이루고 있고, 높이 1-25m가 넘는 수많은 절리대를 형성하고 있어 마치 신이 빚어놓은 듯한 느낌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곳 주상절리대는 견고한 흑회색 내지 암회색으로 수려하게 발달되어 학술적, 경관적으로 매우 뛰어나서 문화재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무대로 수면에서 절벽까지 크고 작은 다각형 기둥이 층층으로 배열된 객석 의자와 같은 주상절리의 계단은 "神들의 의자"로 불리울 만큼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아 간다.
다양한 모양으로 다가 오는 주상절리와 새하얀 모래사장의 금빛 추억을 찾아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 양영태님은 '오름오름회' 총무, 'KUSA동우회 오름기행대' 회원입니다. 이 글은 양영태님의 개인 홈페이지 '오름나들이(ormstory.com) 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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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태 시민기자
ytyang@hc.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