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김경학 “현 시장 취임 이후 서귀포서 사업 따내”...현 "모든 업체 검토해 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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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김경학 의원(왼쪽), 현을생 시장. ⓒ제주의소리

지난해 제주지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작업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업체가 현을생 서귀포시장 취임 이후 서귀포에서 대형계약을 체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 시장은 지난해 재선충병 방제 당시 제주도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을 맡아 방제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김경학 의원(구좌읍·우도면, 새정치민주연합)은 5일 서귀포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현 시장에게 “H산림개발이라고 들어봤냐”고 물어봤고, 현 시장은 “들어봤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제가 파악한 바로는 H산림개발에 여러 가지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이 업체가 원래는 휴면업체였는데 작년 12월에 모 단체가 인수를 하고 며칠 만에 (소나무재선충 방제사업)수의계약을 받았다. 행정이 사업을 발주할 때 이런 것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일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현 시장은 “당시 제주도에서는 장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지역에 있는 모든 업체나 법인을 활용했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의 추궁은 계속됐다. 

“H산림개발이 맡은 방제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이 업체가 현 시장님이 서귀포시장으로 오고 나서 서귀포시에서 발주한 관련 분야 사업을 최고금액으로 수의계약을 따냈다고 한다”며 현 시장이 내용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소나무재선충 방제 작업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인원은 총 3명이다.

현 시장은 “제가 시장에 취임해서 수의계약을 한 것이 아니다. 도내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검토해 발주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시장님이 연관됐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와 관련해 입장을 듣고 싶은 것”이라며 재차 대답을 요구하자 현 시장은 “제가 계약에 연관할 수 없다”며 H개발과의 관계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H산림개발이 방제사업 자격을 갖추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며 “큰 일을 하면서 고생도 많이 하셨고 평가도 좋았는데 이 문제들이 불거져서 책임소재를 찾는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귀포시가 2013년 소나무재선충 방제작업으로 진행한 모든 수의계약 자료와 최근까지 서귀포시가 맺은 계약 일체를 요청했다.

이에 현 시장은 "경찰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와 관련해) 수사를 하고 있어서 관련 자료 원본이 경찰에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의원들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둘러싼 상황이 '심각하다'는 평가를 내렸고 현 시장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정식 위원장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사업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향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보면 큰 사건이 될 수 있다는 내용도 들린다"며 "(과정과 결과를) 딱 분리를 해서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현 시장의 자신감도 좋지만, 결과적으로 당시 본부장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 시장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기에 '제가 한 행정행위'에 대해서는 그런 것(문제, 의혹)이 없다"면서도 "혹시 잘못된 사항이 발견됐을 때는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겠다"며 소나무재선충 방제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나 책임소재를 가려야 할 상황이 되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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