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지역 해송 보호수 중 크기(수관폭 기준)가 가장 큰 소나무가 결국 재선충병을 이기지 못하고 잘려나갔다.
제주시는 지난 10일 방제단을 투입해 제주시 해안동 보호수 지정번호 13-1-14-29의 해송을 완전 제거했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지 34년만이다.
나무가 워낙 커 제거 작업에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 제주시는 크레인과 인부를 대거 동원해 넓이 30여m 나뭇가지를 먼저 제거하고 성인 양팔 둘레보다 4개 가지를 차례로 잘랐다.
성인 5명이 에워싸야 할 정도로 큰 밑둥은 제주에 장비가 없어 결국 잘라내지 못했다. 기둥은 제주도방제단에서 수거해 훈증 처리후 절물휴양림으로 보내져 목각 조형물로 다시 태어난다.
수령 200년인 이 소나무는 높이 12m, 전체 나무 폭이 29m, 밑둥 둘레만 8.6m 규모다. 제주에서 관리중인 해송 보호수 중 수관폭(나무 전체 넓이)과 흉고둘레가 가장 크다.
보존가치가 높아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지만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돼 2014년 가을부터 잎마름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그해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의 재선충병 감염 판정까지 내려졌다.



보호수는 ‘제주특별자치도 보호수 및 노거수 보호관리 조례’에 따라 관리되는 수령 100년 이상의 수목이다. 도내 최고수령 보호수는 제주시 도평동의 해송으로 수령이 600년에 이른다.
도내 소나무 100만 그루 중 보호수는 제주시 35그루, 서귀포시 4그루 등 39그루에 불과하다. 이중 제주시 5그루, 서귀포시 1그루 등 총 6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돼 보호수 지정이 해제됐다.
제주시의 경우 2013년 10월 제주시 도련동 후동산(후돈산)의 보호수 4그루 중 2그루가 고사해 보호수 지정이 해제되고 2014년 2월과 2015년 2월 나머지 2그루도 차례로 고사했다.
서귀포시에서도 보호수로 지정된 해송 4그루 중 안덕면 사계리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돼 지난 5월12일자로 보호수 지정이 해제됐다. 이 나무는 고사를 지낸후 문중회에서 제거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나머지 보호수들은 아직 생육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2016년도 재선충 방제 사업에 맞춰 예방약을 투입해 추가 고사를 막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