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칼국수 한 그릇, 제주 마을을 바꾼다
도토리칼국수 한 그릇, 제주 마을을 바꾼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MG_1333.JPG
▲ 제주 착한여행 시민대학 강사로 나선 고제량 (사)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제주의소리
[제주 착한여행 시민대학] 제주 생태관광 선구자 고제량 "주민 움직이는 관광이어야"


제주 착한여행(대표 허순영)과 <제주의소리>가 공동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가 후원하는 ‘제주 착한여행 시민대학’(착한여행 시민대학) 네 번째 강의가 5월 12일 제주벤처마루 8층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는 제주에서 생태관광을 가장 깊이 도입하고 있는 고제량 (사)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가 나섰다. 고 대표는 ‘동백동산’이 있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를 중심으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고 대표는 자신이 선흘1리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태관광을 적용해 나갔던 생생한 사례를 중심으로, 보다 나은 관광이 제주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와 실제 관광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유념할 점이 무엇인지 교육 참가자들과 나눴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제주자연을 구분하는 요소를 여덟 가지 꼽았다. 한라산, 곶자왈, 오름, 해안, 용암동굴, 하천, 습지, 벵듸(들판)다. 예전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것들이다.

고 대표는 과연 이런 자원을 누가 가장 잘 보전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지역주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주민들이 언제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전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원이 내 삶과 일치됐을 때’라고 말했다.

실제 오래 전 곶자왈 인근에서 살았던 제주도민들은 그곳에서 나무, 식수, 열매 등을 얻었기에 자발적으로 적정선을 정해 숲을 지켰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삶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알아서 지킨 것이다.

고 대표는 이런 점을 동백동산에서도 간파하고 적용해 나갔다. 오랜 시간 동안 서먹함이 깊게 쌓인 선흘1리 주민들도 소중한 동백동산을 위한 일에는 너나 할 것 없이 함께했다. 2014년 3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작업을 위해 동백동산이 훼손됐을 당시 주민들이 나서서 방제 작업 차량을 막은 일은 이 같은 내용을 뒷받침 한다.

고 대표는 “생태관광에 대한 단편적인 오류 가운데 하나가 관광의 질적 향상만 추구한다는 점이다. 무슨 말이냐면,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자연을 보여주고 그런 만족감으로 기분 좋게 돈을 써서 지역경제를 올린다는 개념이 일반적으로 통념처럼 인식돼 있다”며 “모두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생태관광을 비롯해 착한여행, 공정여행 같은 새로운 여행·관광의 핵심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게 만들고 그들의 역할을 만드는 것’이다. 서로 얽혀있는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레 공동의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 바로 생태·공정 관광의 핵심”이라고 꼽았다.

선흘1리에서 맛볼 수 있는 도토리 칼국수는 생태관광의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시켜준다.

마을 노인들은 동백동산에서 생산되는 도토리를 주워 가루로 만든다. 도토리 가루는 마을 부녀회가 구입하고 재료로 칼국수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판매한다. 관광객들이 점차 늘면서 칼국수 판매량도 증가해 밀가루가 더 필요해지면서 마을은 직접 밀을 재배하려고 준비한다. 새로 생긴 일은 자연스레 마을주민들의 새로운 소득이 된다. 나아가 다양한 문화상품까지 더한다면 주민들의 소득과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IMG_1329.JPG
▲ 제주 착한여행 시민대학 강사로 나선 고제량 (사)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제주의소리

고 대표는 선흘1리 노인들이 관광객들에게 실제로 하는 말이 “와서 칼국수를 먹어주니 고스톱도 안치고 도토리 주우면서 더 건강해졌다. 고맙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이런 관광을 어떻게 계획하고 판매할까. 

고 대표는 “모든 기획이란 곧 의도다. 관광상품 기획 역시 여행이 끝났을 때 여행자에게 내 의도가 가랑비 옷 젖듯이 녹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역에 무엇이 있는지 실체 그 이상을 조사하고, 중심 주제를 정해 나무 그리듯 소주제를 뻗어가라”는 마인드맵(Mind Map) 방식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제주가 중심 주제라면 ▲자연 ▲역사 ▲문화 ▲사람 ▲예술 ▲농업으로 소주제를 뻗어나가고 각각의 소주제에 무엇이 더 있는지 세분화한다. 자연은 곶자왈·오름·바다 등이 있고, 역사는 일제강점기·4.3이 있겠고, 문화는 해녀·설문대할망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의 나무를 만들어 놓으면 여행 대상, 시기를 고려해 어느 가지(주제)를 뜯어낼지만 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수익 부분에 있어서 마을뿐만 아니라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도 반드시 수익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15년이나 생태관광을 했지만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를 하는 사람들은 나를 망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생태관광에 대한 인식이 주민들에게 확산되고 그것이 실제로 적용되는 큰 틀에서 보면 종합적인 수익은 상당하다고 본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우리나라에서 공정여행은 혼자 하기 힘들다. 나 역시 자연해설가 8명과 함께 하고 있다”면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방법도 추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3

근데 2016-05-13 15:37:10
도토리 다 주워오면 산짐승들은 뭐 먹고 살지???
112.***.***.222

부씨.. 2016-05-13 10:32:55
마을발전을 위하여 수고 많으십니다..

선흘마을에 볼거리인 동백동산과 먹거리로 도토리관련식품...대박나세요
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