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검증위, 3373억원 예치 요구에 오라단지 '거부'...11월말 의견서 의결 후 12월께 도의회 제출

 

제주 최대 규모 5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이 결국 '부적격'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히 직접 투자금의 10분의 1 규모인 3373억원의 자금예치를 거부하고, 사업승인이 난 후에 1억불(1200억원)을 예치하겠다는 개발사업자에 자본검증위는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제주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위원장 박상문 산업은행 제주지점장)는 오는 25일 오후 2시 도청 별관 2층 환경마루에서 5차 회의를 개최했다.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제주시 오라2동 일대 357만5000여㎡에 제주 최대 규모의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관광호텔 2300실, 휴양콘도 1270실, 명품 빌리지와 같은 상업시설, 생태전시관, 워터파크, 18홀의 골프장 등이 계획됐다.

중국 자본이 투자하는 워낙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제주도의회와 시민사회에서 오라관광단지 사업자에 대한 자본검증을 요구했고, 제주도는 2017년부터 자본검증위원회를 가동해 오고 있다.

사업자인 JCC는 환경영향평가 당시 총 투자액 5조2180억원 중 64.5%인 3조3730억원을 자기자본으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머지 1조8447억원은 휴양콘도나 빌리지 분양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자본검증위는 12월27일 4차 회의에서 자기자본 3조3730억원 중 10%인 3373억원을 올해 6월까지 제주도가 지정하는 계좌에 입금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JCC는 자본검증위 결정이 초법적인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고, 역으로  '사업 승인을 해주면 착공전에 1억불(약 1200억원)을 예치하겠고 제안했다.

또한 JCC는 공사 착공한 후 입찰공사비의 50%를 시중은행에 6개월 예치하겠다는 입장도 추가했다.

이날 5차 자본검증회의에는 모회사인 중국 화융에서 파견된 JCC 동아풍 CEO가 참석했고, 법무법인 김앤장과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도 동행했다.

검증위는 사업비의 10%인 3373억원을 지정계좌에 사전 예치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업자는 사업을 허가해 주면 1억달러를 예치하겠다는 입장 고수했다.

검증위는 "사업자 측에서 참석 및 자료에 대한 소명 등이 미흡하다"며 "검증위원회 위원들 요구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검증위는 "1개월 이내에 검증위원회 의견서를 작성해 의결하고,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다만 해당 기간내에 사업자 측에서 진전된 내용 제시가 있을 경우 의견서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증위는 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에 대해 '부적격' 의견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자본검증위가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의견서'를 의결하게 되면 환경영향평가 동의안과 함께 제주도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11월말에 오라단지 자본검증 의견서를 의결한다면 12월께 도의회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절차는 도의회에서 동의를 받게 되면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되고, 개발사업승인 신청, 관련부서 협의를 거쳐 승인 및 고시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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