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독자위원회 올해 두 번째 회의...“김태엽 임명에 시민 목소리는 빠져” 지적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독자위원회(위원장 홍경희)는 6일 오후 7시 제주의소리 회의실에서 제3기 독자위원회 올해 2분기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경희 위원장(전 언론인, 여성기업인)과 김종현(제주더큰내일센터장), 홍근화(주식회사 위드오 대표), 강보배(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 백신옥(변호사), 신강협(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소장), 양동규(전 제주민예총 사무처장), 이재승(카카오 매니저)를 비롯해 김봉현 편집국장, 좌용철 편집부국장이 참석했다. 

좌용철 부국장은 지난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이 당부한 ▲따옴표 저널리즘(인용 보도) 탈피 ▲4.3특별법 개정안 무산 지적 ▲제2공항 관련 지역주민 목소리 청취 ▲4.15총선 후보자 공약 지속 감시 ▲코로나 거리두기 현장 취재, 포스트 코로나 고민 등에 대한 후속 조치를 보고했다. 이어 제주환경운동연합과 공동기획으로 연말까지 이어지는 ‘제주도 해안 사구 이야기’와 이슈 별 진단·초점 기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독자위원들은 ‘제주의소리’가 중요한 지역 현안을 두고 단발성 기사 보다는 지속적인 후속 취재로 접근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포스트 코로나 (post corona) 시대를 전망하는 분야별 진단, 댓글 관리 강화 정책 필요성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독자위원회(위원장 홍경희)는 6일 오후 7시 제주의소리 회의실에서 제3기 독자위원회 올해 2분기 회의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독자위원회(위원장 홍경희)는 6일 오후 7시 제주의소리 회의실에서 제3기 독자위원회 올해 2분기 회의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이재승 위원은 “제주도 조직개편 분석, 버자야 그룹과 JDC와의 합의 과정, 추경 예산 구조 조정 같은 사안들이 왜 일어났고 도민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짚어내는 지역 언론의 기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문제는 이런 언론들의 태도가 갈수록 관성화 된다는 느낌”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강보배 위원은 “제주도가 코로나 대응에 있어 책임 회피를 위해 매우 단순히 대처하는 게 아닌가 싶다. 방역은 방역대로 철저히 지키면서 동시에 도민들이 기본적인 활동을 보장해야 하는데 공공시설도 무조건 폐쇄하고, 문화 예술 행사도 전면 취소하는 등 그저 ‘안 하면 끝’이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공공시설이 폐쇄됐지만 민간시설은 언제까지 폐쇄할 수 없으니 모두 민간시설로 쏠린다. 단순히 막는 게 행정의 역할일까? 공공을 위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실행하는 역할이 책임 있는 행정의 자세가 아닐까. 이런 안일함을 자극하는 기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양동규 위원은 “지역 문화 예술 활동이 모든 대중들의 호응을 받는 건 아니지만, 명맥을 이어가며 지켜야 하는 것이 문화 예술의 역할이기도 하다. 제주도는 문화 예술 분야의 코로나 대응으로 온라인 비대면만 이야기 하는데, 그렇게 되는 순간 대자본 중심으로 쏠려 영세한 지역 문화활동은 크게 소외받을 수 있다”며 “제주의소리가 인터뷰든 좌담회든 코로나 앞에 서있는 각계의 현장 반응과 목소리를 끄집어내서 정책화까지 이어지는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피력했다.

신강협 위원은 “아무리 잔악한 범죄라도 유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부합한다. 물론 독자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범죄들이 종종 등장하지만, 법원의 최종 판단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난민 사태에서도 경험했지만 언론에 이름과 사진이 그대로 노출될 경우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되는 상황도 겪었다. 좀 더 신중하게 기본적인 인권 문제까지 매우 민감하게 판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현 위원은 “이슈에 접근할 때 디테일한 고민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문화 행사 예산 삭감도 현장의 세밀한 이야기들이 충분히 공유된 후 방향이 정해지는 게 아니라, 삭감이냐 아니냐라는 결론으로 바로 가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며 “코로나는 이전으로 회복하는 문제가 아니라 전환의 문제다. 예산 편성 같은 결정 단계의 훨씬 이전부터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과정이 빠지면 논란만 가중된다. 포스트 코로나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리폼(reform)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근화 위원은 “초등학생·고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로 6개월 정도 학교를 가지 않다가 이제 등교하기 시작하니, 자녀 또래들 사이에서 자퇴를 고민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학교를 꼭 가야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는 인식도 생겼고, 또래 집단이 양극화돼서 관계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코로나의 영향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하며, 역시 포스트 코로나를 겨냥한 심층취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신옥 위원은 “타 언론사 보도에서 100리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부탄가스통이나 음식물쓰레기 등 갖가지 폐기물을 담아 버린다는 고발 뉴스를 본적이 있다. 종량제 봉투에 버려서 안되는 것까지 넣어서 버리는 것도 문제이고, 100리터 종량제 봉투의 기준 무게인 25kg을 넘기면서 미화원들이 종종 허리를 다치기도 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한다. 환경미화원, 우편집배원 등 우리 사회의 열악한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을 살펴보는 취재를 꾸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홍경희 위원장은 “제주의소리 기사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시선을 담은, 또는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 별도의 코너를 마련하기 보다는 취재 과정에서 이런 점도 충분히 고민해달라”고 덧붙였다.

독자위원들은 이 밖에도 ▲김태엽 시장 임명 과정에서 시민 의견 청취 부족 ▲송악산 개발 문제 조명 ▲사람들을 조명하는 더많은 영상 인터뷰 시도 ▲시민사회단체 등 외부와의 협업에 의한 기획보도 확대 ▲활발한 제주의소리 댓글을 활용한 '시민 아고라' 토론 코너 신설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봉현 편집국장은 “흔히 언론은 중립을 지켜야 하고 찬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찬반 양쪽의 입장을 글자 수까지 맞추는 식의 기계적 중립이 균형은 언론의 지향점은 아니다. 언론은 기사와 편집에서 모두 가치를 판단하고 그 가치를 싣는다. 가치 판단을 통해 독자들에게 관점을 제시해 뉴스 소비자들이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이는 언론의 사명은 사실 보도가 아닌 진실 보도를 하는 것이라는 금언과 일맥상통한다”면서 “독자들을 붙잡지 못하면 언론은 성장할 수 없다. 독자와 직접 만나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 지역 이슈와 도민 이익을 대변하는 의제를 더 많이 다루겠다. 독자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독자의 신뢰가 깊어지는 제주의소리를 만드는데 한층 더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제주의소리 제3기 독자위원회(가나다 순)

- 강보배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 / 청년
- 강철남 제주도의회 도의원(민주당) / 정치
- 김종현 제주더큰내일센터장 / 사회적경제
- 백신옥 변호사 / 법조
- 신강협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소장 / 인권
- 양동규 전 제주민예총 사무처장 / 문화예술
- 이재승 카카오 매니저. 전 언론인 / 뉴미디어 
- 최낙진 제주대 교수(언론홍보학과장) / 학계, 언론
- 홍경희 제주교재사 대표, 전 언론인 / 여성, 경제
- 홍근화 (주)위드오 대표 / 정착주민, 경제
-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 NGO,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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