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 갖고 “자기결정-민주주의 역량 보여줘”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21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환경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는 도민의 승리라고 선언하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21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환경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는 도민의 승리라고 선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체가 도민의 승리를 외쳤다. 이들은 환경부가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것에 대해 '제주 제2공항이 백지화'를 선언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민회의)는 21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이 해냈다. 도정까지 가세한 중앙정부의 거대한 권력에 맞서 도민이 제주를 지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부는 국토부가 2019년 9월 제출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지난 20일 최종 반려 결정을 내렸다. 

반려 사유는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멸종위기야생동물 맹꽁이 서식지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가치 미제시 등이다. 

이에 대해 박찬식 도민회의 공동대표는 “환경부의 반려는 사실상 부동의와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박찬식 도민회의 공동대표가 환경부 반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박찬식 도민회의 공동대표가 환경부 반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박 대표는 “환경부가 반려하면서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부동의하면 기본계획부터 진행해야 하는데, 반려 사유를 보면 사실상 부동의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는 4대강 등 사업에 대해 ‘조건부 동의’를 해왔다. 그럼에도 제2공항에 대해 ‘반려’한 것은 제2공항 반대라는 도민의 뜻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도민은 과잉관광과 난개발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민회의는 “도민의 승리다.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자”고 환호했다. 

도민회의는 “반려는 보통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해 협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3차례나 보완을 요구하면서 협의절차를 진행해 왔다. 그런데도 내용이 미흡해 반려한 것”이라며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환경부의 결정은 형식적으로 ‘반려’지만, 내용은 명백한 ‘부동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를 합의해 올해 2월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컨소시엄을 맺어 여론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는 ▲엠브레인퍼블릭 찬성 43.8%, 반대 51.1% ▲한국갤럽 찬성 44.1%, 반대 47%으로 여론조사 기관 2곳 모두 ‘반대’ 의견이 높았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21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환경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는 도민의 승리라고 선언하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21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환경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는 도민의 승리라고 선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도민회의는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는 오랜 공론화 과정을 거친 공식적인 절차였다. 환경부가 도민의 선택을 존중하는 결정을 내려 제2공항을 둘러싼 논란은 이제 끝났다. 우리(도민회의)는 이 자리에서 도민과 함께 제주 제2공항이 백지화됐음을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6년여의 갈등을 매듭짓고 제2공항 너머를 준비해야 한다. 제주의 미래 비전을 새롭게 세우고 도민의 역량을 모아 나가야 할 때”라며 “도민의 뜻은 제주가 제주답게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 자연과 공동체의 본질을 훼손하는 과잉관광과 난개발은 멈춰야 한다. 제주 환경·사회적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이 제주의 미래를 설계하는 1차 기준이 돼야 한다. 자본 위주의 성장보다는 도민의 삶의 질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민회의는 “제주에 2개의 공항은 필요 없다. 현 제주국제공항을 개선하면 불편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일각에서 제시된 정석비행장 활용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도민회의는 “제2공항 백지화는 새로운 제주를 향한 출발이다. 중앙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자기결정권의 의지와 민주적 역량을 보여줬다”며 “제주가 가진 자산과 도민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제주, 도민이 행복한 제주를 함께 열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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