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의 '1차산업 축소' 발언을 규탄하며 농민들을 두둔했지만, 정작 농민단체들은 "국민의힘이 1차산업을 운운하고 제주의 농업·농촌·농민을 말 할 자격이 있나"라며 발끈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은 20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농민들의 생존권 싸움을 정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19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성명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오영훈 지사가 1차 산업 비중을 10.9%에서 8%까지 줄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제주의 1차산업 종사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 김경학 의장은 이를 맞장구쳤다"며 "도지사와 의장 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러한 망언에 충격을 받은 농민단체들은 밤샘 농성까지 했다. 정말 농업을 비롯한 1차산업 종사자분들을 무시하는 처사인지 아니면 1차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무지로 인한 망언인지 귀를 의심케 할 정도의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1차산업 관계자와 도민들에게 석고대죄의 마음으로 진심어린 정중한 사과와 그 발언의 진의를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농민단체들은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힘들게 싸워가는 현실을 자신들의 지역 정당에 이득이 된다고 숟가락을 얹으며 우리 농민들의 진정성을 희석시키지 말라. 이런 것이 우리 농민들을 더 분노케하는 것"이라고 국민의힘 지원사격을 거부했다.
농민단체들은 "지금 제주의 가장 큰 현안인 제주 제2공항 문제에서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 지 먼저 얘기해야 할 것"이라며 "제2공항 예정지 내에는 52만평의 농지가 존재하고 있다. 지금도 농사지을 농지가 없어 농민들은 애타게 돌아다니고 있는데 52만평의 농지가 또 사라지게 된다면 농민들은 과연 어떻게 삶을 영위해 갈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거의 대부분의 후보들이 제2공항 조기 착공을 앞다퉈 얘기했고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도 있다"며 "대통령부터 시작해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제주도의원 후보까지, 이런 국민의 힘 제주도당이 진정으로 제주의 농업·농촌·농민을 생각한다고 어느 사람이 믿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농업·농촌·농민을 생각한다면 대안을 내놓으면서 얘기하기 바란다"며 "그 첫걸음은 제2공항계획 철회부터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앞정서서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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